낙요는 듣더니 미간을 찡그렸다. “관야에서는 그들이 제멋대로 날뛰도록 가만히 놔둔단 말입니까?”남자는 냉담하게 피식 웃고는 말했다.“관리라는 사람들이 현지 부상들과 다 한통속입니다. 정경유착을 통해 돈을 대거로 긁어모으고 있지요.”“그리고 그 제구실을 못하는 황제는 무슨 신정이랍시고 추진하는 겁니까? 상인들에게 세금을 올리니, 그 속이 시커먼 것들이 자기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백성들을 필사적으로 착취하고 있잖습니까!”“정당한 방법으로는 안되니 암암리에 못된 궁리를 하고 있는 것이지요!”“괘씸하기 그지없는 것들!”남자는 술이 과했는지 마구 욕설을 내뱉었다.그의 말을 듣은 낙요는 미간이 더욱 이그러졌다. 그녀도 진익이 무슨 마음으로 그런결정을 내렸는지 모른다. 진정 나라와 백성을 위한 정책이라고 해도 이토록 성급하지 말았어야 했다.하물며 신정은 좋은 점 하나 안 보이고 폐단만 잔뜩 해서는 무수한 어둠만 만들고 있다.진익은 이런 모습들이 보이는지 모르겠다.이것이 바로 침서가 그녀에게 직접 보여주고 싶었던 것들이다.침서는 분명히 알면서도 알려주지 않고 그녀를 직접 가서 보게 했다.그녀도 자신이 여국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는 사이에 이렇게 큰일이 생길 줄은 몰랐다.“죽으려고 하지 마십시오. 다 잘 될 겁니다.”“제가 보장하지요. 보름이 되기 전에 결과가 있을 겁니다.”말을 마친 낙요는 그의 어깨를 다독이고는 일어서서 방을 나갔다.한창 눈물 콧물 쥐어짜던 남자는 이 말을 듣고 멈칫했다.몸을 돌려 막 되물으려 할 때, 낙요의 그림자는 이미 그의 시선에서 사라진 뒤였다.이 아가씨는 누구일까? 그녀에게 그렇게 큰 힘이 있단 말인가? 그 말을 믿어도 될까?“보름...... 그럼 보름 더 버텨보지.”날이 밝고 아침식사를 하고 난 뒤, 낙요는 말했다.“여기까지 오는 동안 많이 봤으니 바로 도성으로 돌아갑시다.”침서는 놀란 기색없이 대답했다. “좋소.”그리하여 둘은 바로 말을 타고 도성으로 향했다.도성에 도착하자마자 소문은 퍼졌다.
하지만 진익은 웃으며 말했다. “짐 마음속에서는 당신이야말로 영원한 대제사장이오.”“누구도 당신을 대체할 수 없소.”“당신이 돌아오기만 한다면 당신이 바로 여국의 대제사장이오!”낙요는 차갑게 말했다. “난 아니오.”그녀가 끝까지 부인했으나 진익은 노여워하지 않았고 격동을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 “짐은 통천탑이 완공되면 당신을 불러들이려 했소.”“당신이 먼저 돌아올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소.”“완공되기 전까지는 잠시 대제사장 댁에서 지내시오.”“짐은 바로 저녁 연회를 준비시켜 당신이 돌아온 것을 환영해야겠소!”낙요는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럴 필요 없소. 이런 일에 사람들을 동원하고 싶지 않소.”“내가 이번에 급히 돌아온 것은 한 가지 묻고 싶은 일이 있어서요. 당신이 갑자기 신정을 추진해서 상인들의 세금을 올린것은 대체 무엇때문이오?”낙요는 이해가 되질 않았다.비록 신정 추진에서 낙요는 좋은 점은 발견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먼저 그의 생각이라도 물어보자고 생각했다. 필경 그의 생각과 아래 사람들이 실시하는 방식이 다를 수도 있으니 말이다.그녀는 진익이 어떤 마음에서 내린 결정인지 알고 싶었다. 그러나 진익은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 “짐은 그저 제사 일가을 다시 짓고 싶었을 뿐이오. 저 통천탑을 보시오. 사십구층이오.짓는데 참 애를 먹었다오!”“매 층마다 다른 용도가 있어 당신의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것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요. 심지어 안에서 일, 이년 지내도 지겹지 않을 거요!”“국고가 비었으니 세금을 더 거둘 수밖에요. 그래야 짐이 마음속에 그리던 통천탑을 완벽하게 지을 수 있지 않겠소!”이 말을 들은 낙요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았다. “고작 그것 때문이오?”“다른 원인은 없소?”진익은 아직도 긍지와 희열에 젖은 채 대답했다. “통천탑이 완공되면 당신은 짐이 애써 당신을 위해 준비한 선물을 보게 될 것이오.”낙요의 가슴속에는 이미 분노가 들끓고 있었다. 그
낙요는 근처를 둘러보았다. 예전의 건물들은 이미 없어지고 새로운 건물들이 세워져 전혀 달라진 모습이었다. 낙요가 이미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변해 있었다. 그녀의 예전 침소는 아예 없어졌다. 길에서 제사 일가의 사람들을 몇 명 만나서 물어보니 우유는 지금 예전의 약각에 있다고 하여 종종걸음으로 그리로 향했다. 도착하니 약각은 아직 완전히 허물지 않은 모습이었다. 밖은 폐허였으나 유독 안쪽에 약재를 보관하는 방만이 외롭게 남아있었다. 안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저희들을 난처하게 하지 마십시오. 황상께서 분부하셨습니다. 이곳도 허물어야 합니다.”우유는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 “그렇게 많은 곳을 다 허물고도 부족하더냐? 황상께서 물으시면 이건 내 뜻이라고 전하거라! 내가 황상께 직접 설명할 터이니!”상대방은 할 수 없이 방에서 나왔다. 낙요가 들어가자 우유는 그녀를 본 순간 경악을 금치 못했다. “언제 돌아오셨습니까?”우유는 매우 반가워했다.낙요는 웃으며 말했다. “이제 막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제사 일가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군요.”그녀의 말에 우유는 유감스러운 표정으로 자책했다. “다 저 때문입니다. 당신이 제사 일가를 제게 넘겨주었는데 제가 지키지 못했습니다.”낙요는 우유의 어깨를 다독이며 위로했다. “괜찮습니다. 당신 때문이 아닙니다. 당신도 진익을 막을 수 없었겠지요.”우유는 놀라며 물었다. “이미 다 알고 계셨습니까?”낙요는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압니다. 오면서 백성들의 원성이 자자하여 급히 돌아와서 진익에게 물어보았더니 바로 이곳을 재건하기 위해서였더군요.”우유는 머리를 끄덕이며 그녀를 앉히고는 차를 따라주었다. “앉아서 천천히 말씀하시지요.”“황상께서는 8대 가족의 세력을 꺾으려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전 도성, 심지어 전 여국의 장사가 8대 가족의 손아귀에 있습니다. 그들의 세력이 하도 넓고 깊게 뻗어 황상께서 꺼리기 시작한 듯합니다.”“병권이 침서의 손에 잡혀있듯이, 황상께서는 구주수에
낙요는 궁녀더러 물러가라고 했다. 그러고는 유유히 탁자 옆에 앉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정녕 저를 보지 않을 생각이십니까?”이 목소리를 들은 상녕은 멈칫하더니 냉큼 몸을 일으켜 앉았다.낙요가 보이자 바로 기뻐하며 달려와서 그녀를 끌어안았다.“청연 님! 끝내 돌아오셨군요!”“어디에 계셨던 겁니까? 전 저를 버리신 줄 알았습니다!”“답답해 죽을 뻔했습니다!”낙요는 그녀의 등을 다독이며 위로했다. “이젠 돌아오지 않았습니까.”“어서 앉으시지요.”낙요가 오자 상녕은 그제야 살아난 것 같았다.그녀는 연일 답답했던 속마음을 한꺼번에 다 털어놓았다.낙요도 인내심을 가지고 들어주었다.그리고 일단 위로해주었다. “너무 급해하지 마십시오. 이 일은 제가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상녕은 설레는 마음으로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참으로 고맙습니다!”“당신이 있어서 너무 다행입니다.”이때, 밖에서 은은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낙요는 의혹스러워 문밖을 내다보았다. 상녕이 한숨을 내쉬며 알려주었다. “풍주 단 장군 댁 따님이세요. 단 장군 댁에는 3대째 딸이 없어 딸을 무척 갖고 싶어 했답니다. 아들 여섯을 낳고 나서야 겨우 딸을 보게 되어 불면 날아갈세라 애지중지한답니다.”“입궁해서부터 단 아가씨는 울지 않는 날이 없습니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멈칫했다. “그 아가씨를 만나보셨습니까?”낙요가 물었다.상녕은 고개를 끄덕였다. “만나봤습니다. 향수가 너무 깊어 누구도 그 아가씨를 기쁘게 할 수 없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해도 그 아가씨의 아픈 곳을 건드리게 되더군요.”“계속 이대로 놔뒀다가는 마음의 병을 얻어 저세상으로 갈까 두려습니다.”낙요는 그것보다 더 걱정되는 일이 있었다.“단 장군께서 목숨처럼 아끼는 딸을 입궁시키고 필히 손 놓고 지켜보지만은 않을 것입니다.”암암리에 계책을 꾸미지 않을까 걱정이었다.이러한 상황은 적지 않을 것이다.지금은 진익이 등극하고 얼마 되지도 않은 데다가 세상 사람들을 믿고 복종하게 할 만한
이 말에 단무가는 대뜸 화를 내며 말했다.“풍주의 것보다 못한 건 사실입니다! 이 형편없는 곳은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습니다!”다들 이 말을 듣고 진땀을 뺐다. 감히 궁을 형편없는 곳이라고 하다니... 다들 불만이 있었으나 대놓고 말하는 것은 타당하지 못한 듯하여 입 밖에 내지 않았다.낙요는 화내지 않았으나 진지하게 따지기 시작했다.“풍주의 떡만 해도 도성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궁에서는 풍주의 떡을 별로 좋아하지 않을 뿐입니다.”“단 아가씨, 저와 내기를 해보겠습니까?”“만약 제가 도성에서 단 아가씨 입맛에 맞는 계화떡을 찾아내면 제가 이긴 걸로 합시다. 어떻습니까?”“그렇게 되면 단 아가씨는 자신이 했던 말에 대해 사과를 하는 겁니다.”그녀의 말에 단무가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즉시 대답했다. “좋습니다. 전 이곳에서 저희 모친의 계화떡과 똑같은 맛을 만들 수 있다고 절대 믿지 않습니다.”곧이어 낙요가 말했다. “그럼 우리 지금 바로 출궁합시다.”“내기의 공정성을 위해 낙영전에 계신 기타 여덟 분의 아가씨들도 함께 출궁하여 증인이 되어주셔야겠습니다.”이 말에 우유와 상녕은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녀들은 낙요가 내기를 말미로 모두를 데리고 출궁하려 한다는 것을 알아챘다.단무가는 아직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문제 없습니다! 당신은 질 게 뻔합니다!”출궁해서 콧바람을 쐴 수 있다고 하니 낙영전에 머물던 기타 몇 명의 아가씨들도 무척 기뻐했다. 그렇게 낙요는 그녀들을 데리고 출궁했다. 우선 술집에 가서 실컷 먹고 마셨고 단무가를 위해 영주의 주방장을 불러 계화떡을 만들게 했다.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니 단무가는 출궁한 후로 다시는 울지 않았다.열심히 음식을 먹고 진지하게 평가를 했다. 낙요도 이 기회를 빌어 그녀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 미식의 작용하에 모두의 기분도 따라서 좋아졌고 번뇌는 잠시 잊혀졌다. 그들 일행은 밤늦게까지도 번화한 저잣거리를 돌고 있었다. 낙요는 나온 김에 그녀들을 객잔
“당신이 병권을 회수하려는 것은 알겠는데 이 방법을 쓰지는 말았어야 했소.”“여국은 수백 년 동안 줄곧 구주의 각 영들이 일방을 지켜왔소. 그들의 마음이 안정되어야 백성들의 안정을 지킬 수 있소.”“구주영 수장의 여식을 비로 간택한 선례는 어디에도 없었소. 당신이 갑자기 이런 명령을 내리니 다들 마음이 불안해질 수밖에 없소.”“그녀들이 입궁한 지 꽤 되었는데 당신은 낙영전에 들른 적이 있소? 단무가 아가씨는 매일 눈물로 지새우고 있다오. 이 소식이 만약 단 장군의 귀에 들어가기라도 하면 단 장군이 어찌 할 것 같소?”“병권을 수복하는 전제는 나라의 안정이요.”진익은 이 말을 듣고 좀 불만이 있는 듯 했다. “짐은 왕이고 그들은 신이요. 그들은 본디 짐의 명에 따라야 하는 법이요. 짐이 그들의 여식을 왕비로 간택하면 그들은 응당 영광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요.”“그렇지 않으면 불신지심이 있는 것이요!”“누가 감히 두말한단 말이요?”낙요는 조급해하지 않고 앉아서 그에게 해석했다. “맞소. 당신은 왕이고 그들은 신이요. 그들이 당신에게 충성하게 할 방법은 많소. 그들이 기꺼이 당신에게 충성하게 할 방법도 있소!”“권력으로 협박하고 탄압해서 충성하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그들은 다 무장이요. 대부분 성격이 거칠고 급한데 당신이 이렇게 과격한 방법을 쓰면 역효과만 낼 뿐이요.”낙요는 진익과 한바탕 잘 따져보려고 준비했는데 예상 밖으로 진익이 말머리를 돌리는 것이었다. “당신 말이 맞소.”“하지만 짐은 인심을 잡는 데에 서투르니, 당신이 떠나지 않는다면 짐을 도와 계책을 세워주시오.”“여국에는 당신이 없어서는 안된다오.”낙요는 몸이 굳어진 채 미간을 찡그리고는 진익을 바라보았다.지난날들의 추억을 떠올려 보던 그녀는 갑자기 깨달았다. 진익은 확실히 인심이 없었다. 그는 자신의 신변에서 오랫동안 충성해온 수하도 언제든지 끌고 나가 죽일 수 있었다.다만 그녀가 생각지 못했던 것은 해가 여러 번 바뀌었는데 그는 여전히 나아진 점이 꼬물만치도
낙요가 놀라며 고개를 돌려 보니 약간 눈에 익었다. 상대방도 놀라더니 먼저 그녀를 알아보고는 바로 웃는 얼굴로 바뀌었다. “아, 대제사장님이시군요.”낙요는 멍해서 아직 눈앞의 사람이 누군지 기억해 내지 못했다. 눈에 익은데 생각이 나질 않았다. 진익은 성지를 거두고 낙요가 기억해 내지 못한 것을 눈치채고 말했다.“이분은 상 비요. 당시 왕비를 선발할 때 당신이 짐을 찾아와 명단에 이 이름을 보태지 않았소.”“잊은 것이요?”낙요는 이 말을 들은 순간 기억이 났다.“해 귀비의 조카딸, 강상......”상 비가 웃으며 대답했다. “강상군입니다.”“대제사장께서는 참으로 잊음이 잦으십니다.”“그때 다 대제사장님 덕분이었습니다. 아니면 저는 입궁할 기회도 없었는 걸요.”“시간이 되시면 꼭 저의 서오궁에 들르십시오!”상 비는 비록 웃는 얼굴을 하고 있었으나 눈에는 웃음기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거짓 웃음을 짓는 느낌이었다.낙요도 그녀가 진심으로 초대한다고는 느끼지 못했다.다만 서오궁이라고 하는 것을 듣고 다시 놀라며 물었다.“서오궁이라 했소? 지금 상 비가 서오궁에 살고 있소?”상 비는 득의에 차서 웃으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제가 지금 고모님 예전의 침궁에 살고 있습니다.”“그것도 황상께서 특별히 제게 상을 내린 것이지요.”상 비는 말하면서 다가가 다정하게 진익의 팔짱을 꼈다.동작이 대범한 것으로 보아 총애를 받고 있음이 분명했다.낙요가 물었다. “그럼 해 귀비는요?”상 비가 대답했다. “궁을 나가셨습니다.”“기금 어느 촌구석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제가 가지 못하게 말렸는데 기어코 떠났습니다. 궁을 나가면 누가 귀비로 인정해 주겠습니까.”“대체 무슨 생각인지 통 모르겠습니다.”상 비의 말투에는 경멸이 섞여있었다.낙요는 저도 모르게 미간이 좁혀졌다. 궁을 나간 해 귀비의 생활이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해 귀비였을 때에는 가문의 영광이었다. 가족들 모두 그녀를 받들었다. 하지만
하지만 돈은 먼저 이번 일로 영향이 심한 백성부터 구제해야 했다. 제사 일가에서 지내다 보니 어느새 밤이 되었다. 낙요와 우유 둘은 이곳을 완공하려면 돈이 얼마나 들지 계산해 보았다. 공사 진도를 늦추더라도 최소 이십만 냥은 있어야 했다. 이 또한 통천탑만 완공하는데 필요한 돈이었다. 우유가 말했다. “통천탑 빼고, 다른 곳은 우리의 사람들이 짓게 하면 돈이 많이 들지는 않을 것입니다.”“그리고 약각은 다 허물고 방 하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다시 짓지 않으면 보기가 너무 흉합니다.”낙요는 머리를 끄덕였다.“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이미 반은 철거되었으니 다시 건설합시다. 잘 지어놓으면 앞으로 유용하게 쓰일 것입니다.”“그럼 약각에 가볼까요?"“그럽시다.”그리하여 둘은 사람 몇 명을 데리고 약각에 보관되어 있던 약재들을 하나하나 상자에 담아 들고나왔다. 정리가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다. 물건들이 빠지고 궤짝을 치우자 낙요는 문득 바닥에 비밀문이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녀가 서둘러 문 위에 두껍게 쌓여있는 먼지와 잡동사니들을 치우니 온전한 나무판자가 드러났다. 벽에 붙어서 길게 뻗어있었다. 두드려 보니 안에서 휑뎅그렁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그 문에는 자물쇠도 없었고 열 수도 없었다. 이 방에는 반드시 장치가 있을 것이다!"거의 다 정리되었으니 돌아가서 쉬세요."“네!”사람들은 다 가고 방에는 낙요와 우유 둘만이 남았다.우유가 의문스러운 얼굴로 다가왔다.“왜 그러십니까?”낙요가 비켜서며 바닥에 있는 비밀문을 가리켰다.“이 밑에 밀실이 있습니다!”“기관을 찾아봅시다!”“꼭 방안에 있을 겁니다!”우유도 놀랐지만 바로 낙요와 함께 기관을 찾기 시작했다.마침내 선반에서 한 약 단지가 들 수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 옆으로 돌리니 기관 소리가 들리면서 바닥에 있던 문도 스르르 열리는 것이었다!우유는 서둘러 바깥쪽 방 문을 닫았다.둘은 화섭자에 불을 붙이고 비물문 아래로 내밀었다.밑에는 칠흑같이 어두웠는데 밀실이 아주 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