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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5화

한참 지나서야 서정식은 곁에 있는 진도하를 발견하고는 서둘러 노트를 내려놓고 당황한 표정으로 말했다.

“진 선생님,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어요?”

진도하는 손을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꽤 진지하게 책을 읽고 있는 것 같아 방해하지 않았어요.”

서정식은 난감한 듯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용이 점점 더 깊고 이해하기 어려워서 더 꼼꼼히 읽었습니다.”

그러자 진도하는 웃었다.

“네, 저도 읽을 때 정말 정성을 많이 들였고 모르는 단어도 있어서 사전에서 찾아보기도 했어요.”

서정식은 깊은 공감을 표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이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 나서 진도하는 연단로를 바라보며 말했다.

“서 선생님, 제가 먼 곳에 다녀오려고 합니다.”

“다녀오세요. 제가 이곳을 지키고 있을게요. 단약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이제 연단로 대여섯 개로 동시에 단약을 정제할 수 있어요. 제자들도 이제 모두 단약을 만들 수 있고요.”

서정식이 말했다.

그는 진도하가 자주 외출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말했다.

진도하가 덧붙였다.

“아마 당분간은 돌아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네?”

서정식은 살짝 당황하며 물었다.

“얼마 동안 나가 있으시는 겁니까?”

“글쎄요.”

진도하는 고개를 저었다.

다른 세계에 갔다가 돌아오는 데 정확히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서정식이 물었다.

“중요한 볼 일이 있으신 건가요?”

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해야 할 일을 하려고요.”

서정식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질문을 이어가지 않고 대신 말했다.

“진 선생님, 혹시 저에게 시키실 일이 있습니까? 저 서정식에게 필요한 것이 있으면 편하게 말씀하세요.”

서정식은 역시 나이도 많은 데다가 적지 않은 일을 경험한 터라 진도하의 속마음을 단번에 알아챘다. 그렇지 않았다면 진도하가 갑자기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겠다고 말하지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진도하도 전혀 놀라지 않고 말했다.

“몇 가지 부탁하고 싶은 게 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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