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00화

연홍도는 눈치 하나는 기가 막힌지라 공혜리와 염무현이 연인 사이가 아니라는 것쯤은 단번에 알아차렸다.

공혜리가 선뜻 나서서 염무현의 편을 들어주며 무조건적인 신뢰를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눈에는 딸아이 연희주처럼 염무현을 극도로 흠모하는 입장에 불과하다고 여겼다.

여자가 남자에게 호감이 생기면서 점차 사랑하는 감정으로 바뀌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다.

또한 이는 딸한테도 아직 기회가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아버지로서 당연히 딸아이를 도와줘야 하지 않겠는가?

“괜찮아요, 아직 볼일이 좀 남아서.”

염무현이 완곡하게 거절했다.

그는 연희주의 마음을 눈치 못 챈 건 결코 아니었다. 하지만 단순히 호감에서 사랑으로 발전했다는 연홍도의 생각과 달리 현무의 냉기를 85%이나 체외로 배출한 덕분에 남은 15%만 지닌 연희주는 분신으로서 본체인 염무현에게 알 수 없는 친근감을 느끼기 마련이라고 여겼다.

사실상 염무현은 굳이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더라도 연희주의 몸과 마음은 물론 스스로 모든 걸 바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허문정처럼 비열한 놈은 아닌지라 딱히 잇속을 차릴 생각이 없었다.

“그럼 이만 가볼게요.”

이내 공혜리를 향해 말했다.

“갑시다.”

“네!”

공혜리는 몰래 기쁨을 감추었고, 조금 전까지 느꼈던 위기감은 말끔히 사라졌다.

이를 본 연홍도는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정말 아쉽네요, 제가 두 분을 배웅해드리죠.”

저택 입구, 남녀의 뒷모습이 점점 더 멀어져 갔다.

연희주는 여전히 입구에 서서 얼이 빠진 모습으로 하염없이 쳐다만 보았는데 사랑에 빠진 소녀가 따로 없었다.

“크흠!”

연홍도의 기침 소리에 소녀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고, 예쁘장한 얼굴이 금세 빨갛게 달아올라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그녀조차도 납득이 안 갔다.

분명 처음 만난 사이지만 왜 머릿속에 깊숙이 박혀 지워지지 않냐는 말이다.

이제 18살이 된 연희주는 가족들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았기에 남녀의 관계에 아무런 경험이 없었다.

“딸, 이제 막 컨디션이 회복되었는데 밖에 날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