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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9화

염무현은 손을 저으며 정색했다.

“연 사장님, 전 예의 차리려고 하는 말이 아니에요.”

고작 혼원문 따위는 염라대왕의 안중에도 없었다.

설령 다른 사람에게 혼원문은 건드리면 안 되는 막강한 존재일지 모르지만 염무현의 눈에는 어차피 똑같은 벌레에 불과했고, 굳이 따지자면 힘이 조금 센 편에 속하는 정도였다.

하늘 위를 나는 용신이 어찌 바닥에 기어 다니는 벌레를 신경 쓰겠는가!

연홍도가 다시 설득하려는 찰나 염무현은 기회조차 주지 않고 말을 가로챘다.

“따님의 병을 치료했으니 약속은 지키시죠?”

“물론입니다.”

연홍도는 흔쾌히 대답했다.

“가시죠, 제가 직접 보물창고까지 모셔다드릴게요.”

“괜찮아요, 전 칠요보연만 가지면 돼요.”

염무현의 말에 연홍도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럼 가져다줄게요.”

“아빠, 제가 갈게요.”

연희주가 선뜻 나섰다.

이를 본 다른 사람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

어쨌거나 살인 사건이 일어난 현장에서 심지어 피해자는 혼원문의 제자인지라 자칫 불똥이라도 튈까 봐 두려워 뒤꽁무니를 뺐다.

기다리는 동안 연홍도는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을 연신 삼켰다.

곧이어 연희주가 쟁반을 들고 다가왔다.

“이게 바로 무현 씨가 말씀하신 칠요보연입니다.”

수줍게 말을 이어가는 소녀의 눈에 흠모하는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에 공혜리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경험자’로서 염무현을 향한 흠모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염무현은 쟁반을 덮은 비단 천을 걷어냈다. 이내 살아 숨 쉬는 듯한 연꽃 한 송이가 나타났고, 크리스털처럼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36장의 꽃잎 사이로 노란색 꽃술이 정중앙에 위치했고, 그 아래로 청록색 연방이 이어졌다.

그리고 자그마한 연방 속에 볼록 튀어나온 연밥 7개가 곳곳에 분포되었다.

찬찬히 들여다보면 연밥들이 북두칠성과 같은 모양을 이루었다는 걸 발견할 수 있다.

북두칠성은 다른 말로 칠요(七曜), 즉 7개의 빛나는 별이라고도 불린다.

이는 또한 칠요보연이라는 이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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