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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지금 나한테 하는 말인가?”

염무현이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

부성민은 두 눈을 부릅뜨고 큰 소리로 호통쳤다.

“너 말고 다른 사람 있어? 자기 분수도 모르는 주제에! 얼른 그 더러운 손 놓지 못해?!”

구경꾼과 마찬가지로 부성민도 염무현을 사기꾼이라고 확신했다.

파렴치한 수법으로 아직 세상 물정에 어두운 백지장처럼 순수한 연희주를 속였다고 여겼다.

만약 명문자제였다면 그나마 찍소리 못했을 것이다. 적어도 신분상으로 그녀와 어울렸으니까.

그러나 눈앞의 남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싸구려로 감쌌고 명품 한 개조차 없었다.

게다가 신분을 나타내는 사치품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즉, 자신을 드러내기 싫어하는 재벌과는 전혀 무관했고 시골뜨기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충분했다.

이런 하찮은 놈이 대체 무슨 자격으로 연희주의 곁을 지키냐는 말이다.

애초에 연희주를 자기 여자로 생각한 부성민은 거의 독점물로 여기다시피 해서 다른 남자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다.

현재 부성민의 모습은 사냥감을 지키는 맹수를 연상케 했고, 날이 잔뜩 서 있었다.

“희주한테서 손을 떼지 않으면 그 팔을 잘라 버리라고 할 테니까 두고 봐!”

화가 머리끝까지 난 연희주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 한 마리의 암사자처럼 으르렁거렸다.

“부성민! 작작 해, 여기에 네가 낄 자리가 있다고 생각해? 내가 누구랑 함께하든 신경 꺼. 오지랖이 어찌나 넓은지 괜히 쓸데없는 참견하지 마. 얼른 비키지 못해? 썩 꺼지라고!”

보통 남자는 예쁜 여자에게 쓴소리를 듣는 순간 의기소침해서 떠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부성민은 달랐다. 연희주가 감쪽같이 속아 넘어갔다고 확신하는 바람에 그녀에게 현실을 깨닫게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서 빌어먹을 사기꾼의 추악한 민낯을 낱낱이 공개할 작정이었다.

따라서 전혀 화가 나지 않았다.

반대로 모든 걸 염무현의 탓이라고 여겨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네 뜻대로 이뤄지게 놔둘 수는 없지! 감히 희주를 속이다니? 꿈 깨!”

부성민은 염무현을 손가락질하며 말했다.

“우리가 지켜보는 앞에서 이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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