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32화

‘얼른 날 청교인 위에 올려줘.’

여자의 목소리는 기대로 가득 찼고, 신난 기분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러나 염무현은 꿈쩍도 안 하고 느긋하게 되물었다.

“네가 누군데?”

‘모르는 척하기는!’

여자는 초조한 말투로 짜증 난 듯 쏘아붙였다.

‘지금 손에 끼고 있는 반지 말이야.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허문정의 손에서 빼앗아 올 때는 언제이고, 그동안 진법을 풀기 위해 계속 시도한 목적도 나랑 같지 않아? 이제 기회가 코앞에 놓였는데 뭘 망설이고 있는 거지?’

염무현의 표정은 여전히 태연하기만 했다.

“그래서 지금 본인이 반지라고?”

‘당연하지!’

여자는 씩씩거리며 대답했다.

염무현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매정하게 말했다.

“마지막 기회를 줄 테니까 잘 생각해보고 대답해. 본인이 반지라고 확신하는 거야?”

지금 장난하나? 사실 반지에 숨어 있는 미스터리 거물이 바로 그녀였다.

하지만 반지는 단지 매개체일 뿐, 살아 있는 생명체로서 엄연히 다른 존재였다.

‘너...!’

여자의 목소리에 주체할 수 없는 화가 묻어났다.

‘그런 쓸데없는 질문은 대체 왜 하는 거야? 그래, 어차피 알려준다고 해서 큰일 나는 건 아니니까. 똑똑히 들어, 난 청교의 여왕 백희연이야, 태어날 때부터 왕의 자리를 계승할 운명을 지닌 사람이라고! 이 세상을 통틀어 천상계를 제외하고 우리 청교가 꽉 잡고 있었지. 그리고 청교는 바로 내가 이끌고 있으니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알 것 같지? 너 같은 평민에게 신분을 공개했으니 이제 경배하도록 허락할게. 너무 공경할 필요는 없고 108배나 하면 돼. 괜히 많이 해봤자 시간 낭비일 뿐이니까.’

염무현은 속으로 그녀가 아주 심한 자아도취에 빠졌다고 생각했다.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사람을 경배하라니?

“그렇게 대단한데 왜 반지에 갇혀 있지?”

단 한 마디에 백희연은 말문이 턱 막혔다.

‘그건... 사고였어! 당시 한 도사의 음모에 빠져 실수로 붙잡히는 바람에 반지 안에 무려 천 년 동안 갇혀 있었거든. 다만 상대방 역시 이득을 본 건 없었고, 허구한 날 반지를 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