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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화

‘난 청교의 여왕이자 무려 구미호의 정통 혈통을 이어받은 후계자야. 감히 날 무시해? 청교가 얼마나 큰지 모르지? 알면 깜짝 놀랄 테니까! 청교의 작은 모퉁이만 해도 지구의 몇 배는 될걸? 인류 전체를 멸망시키는 건 우리한테 식은 죽 먹기야. 그리고 이 헤아릴 수 없는 능력자들은 바로 나의 백성들이며, 기꺼이 복종하기로 한 신하들이거든!’

백희연은 화가 난 듯 재잘거리며 말을 이어갔다.

‘고작 평민 주제에 세상 무서운 줄도 모르고, 감히 날 얕잡아 봐? 너야말로 별 보잘것없는 요괴야! 온 집안 모두 요괴라고! 내가 손가락만 까닥해도 천지가 노하고, 세상이 빛을 잃으며 산이 무너지고 바다가 출렁이는...’

염무현은 피식 비웃으며 그녀의 말을 끊었다.

“어디 한 번 해보던가? 밖에 바다 있잖아. 쓰나미 일으켜 봐.”

‘어...’

백희연은 갑작스러운 제안에 말문이 턱 막혔다.

거친 숨소리만 들어도 자칭 청교의 여왕이라고 하는 여자가 꽤 열을 받았다는 사실을 쉽게 유추해낼 수 있다.

염무현은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하여튼 당신 말대로 만약 육체를 지닌 인간이 신이 될 수 있다면 왜 그렇게 오래 붙어 다녔던 허문정은 아직도 평범한 무인에 불과하지?”

백희연은 다시 한번 어안이 벙벙했다.

그녀가 거짓말했다는 사실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만약 다른 사람이라면 아마도 진작에 흥분해서 이성을 잃고 기꺼이 꼭두각시 인형이 되었을 것이다.

그나마 염라대왕이니까 침착하고 현명하게 대응하여 유혹을 이겨낸 셈이다.

심지어 온갖 사탕발림 속에서 거짓된 내용을 정확하게 찾아냈다.

“그러니까 좀 현실성이 있는 얘기를 해보시지?”

염무현이 싸늘하게 웃었다.

“절대로 잔꾀 부릴 생각하지 마. 아니면 평생 반지 안에 있던가. 난 도박 같은 거 싫어하는 사람이라 만약 눈곱만한 위험 요소라도 발견했다면 아무리 큰 이득이라고 할지언정 차라리 포기하는 편이거든.”

백희연은 이를 바득바득 갈며 두 손 두 발을 들었다.

그녀의 안중에도 없는 평범한 인간 사내가 수련계의 강호들보다 더 다루기 어려울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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