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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2화

칼자루는 상대방이 쥐고 있으니 도마 위의 생선과 다름없었다.

구천명은 기분이 씁쓸했고 땅을 치고 후회했다.

고작 현염초만 주면 해결되는 일인데 이 지경까지 오게 되다니!

이럴 줄 알았더라면 당시 유람선을 탔을 때 염무현을 얕보지 말고 순순히 치료받을 걸 그랬다.

그때만 해도 염무현은 유람선을 벗어나면 금액이 달라진다고 못을 박았다.

재산의 절반만 해도 살을 도려내는 심정인데, 지금은 준다고 했더니 상대방이 오히려 거절했다.

기회는 두 번이나 주어졌지만 어떻게 단 한 번도 못 잡느냐는 말이다.

“대가로 나머지 절반 중 50%를 진료비로 더 가져갈게요.”

염무현이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하루를 줄 테니까 내일 저녁까지 계좌로 보내줘요. 시간 꼭 지키시고.”

구천명은 가슴이 미어지는 듯싶었지만 열과 성의를 다해서 말했다.

“무현님, 걱정하지 마세요. 무조건 지키겠습니다.”

“역시나 같은 말이지만, 당신 목숨은 내 손에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염무현이 걸음을 옮겼다.

“희연아, 가자.”

“안 죽일 거야? 에잇, 시시해!”

백희연이 아쉬운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투덜거렸다. 차에서 내린 다음 여태껏 단 한 방으로 상황이 종료되었으니 아직 워밍업도 안 되었다.

자동차 엔진 소리가 밖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구천명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여보, 오늘 일은 내가 너무 간단하게 생각했나 봐요. 집안에 이렇게 큰 손해를 끼칠 줄이야...”

한진영이 죄책감이 가득한 얼굴로 말하자 구천명은 손을 내저으며 한탄했다.

“나도 당신과 같은 마음이었지, 뭐. 내 탓도 크니까 너무 혼자 짊어지려고 하지 마. 기껏해야 재산이 좀 줄어들었을 뿐, 돈은 나중에 다시 벌면 돼. 이번 기회에 뼈아픈 교훈을 얻었군. 앞으로 다시는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 영웅호걸을 우습게 보다가는 큰코다칠지도 모른다고.”

한진영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때, 한 사람이 다가와 조심스럽게 물었다.

“회장님, 진짜 재산의 75%를 주실 거예요? 결코 적은 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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