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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1화

말을 마친 그는 씩씩거리며 뒤돌아서 떠났다.

“형, 사부님께서 형한테 가보라고 해서 왔어요. 혹시 청교인은 손에 넣었어요?”

부성민이 옆에서 다가와 물었다.

“아까 시인 씨를 마주쳤는데 왠지 기분이 언짢아 보이더라고요. 무슨 일이 있었는데요?”

여도혁이 화를 감추지 못했다.

“말도 마. 어떤 커플이 청교인을 먼저 사 갔는데 자칫 시인 씨의 심기를 건드릴 뻔했어.”

그는 이대로 넘어갈 생각은 없는 듯싶었다.

“대체 어떤 간덩이가 부은 놈이 형의 물건을 탐내는 거죠?”

부성민이 펄쩍 뛰었다.

여도혁은 뒤돌아서 앞을 가리켰다.

“저 둘이야.”

부성민의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분통을 터뜨렸다.

“젠장! 또 저 자식이라니.”

“아는 사람이야?”

여도혁이 되물었다.

부성민은 조금 전에 일어난 일을 한껏 부풀려서 다시 설명해주었다.

“그래? 빌어먹을 놈이 사부님의 보물을 빼앗아 갔을뿐더러 사람들 앞에서 나한테 망신까지 주고 감히 우리 동생의 여자 친구를 가로챘단 말이지?”

여도혁이 이를 바득바득 갈며 일그러진 얼굴로 말했다.

“그럼 더더욱 살아서 땅을 밟게 해줄 수는 없지. 사람 두 명을 보내 미행시키고 기회가 생기면 바로 죽여버리자.”

부성민은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유씨 가문은 어떡하죠? 형은 시인 씨의 눈 밖에 나는 게 걱정되지 않아요?”

“몰래 처리하면 아무도 모를 텐데 유시인이라고 별 수 있겠어?”

여도혁은 전혀 걱정 안 되는 듯 코웃음을 쳤다.

“설령 귀에 흘러 들어간다고 한들 사부님의 체면을 봐서라도 모른 척할 수밖에 없어.”

“역시 현명하군요!”

부성민은 여도혁을 향해 엄지를 치켜들었다.

지금이라도 염무현을 죽이면 연희주가 다시 그에게 관심을 가진다는 생각만 하면 입이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

애초에 사형에게 도움을 청하고 싶어 찾아왔지만, 어쨌거나 여도혁은 사부님과 함께 경매에 참여하기 위해 유람선을 탔는지라 고작 자신의 질투심 때문에 본때를 보여주는 사소한 일에는 관심이 없을 거로 여겼다.

결국 목적을 이루기 위해 심지어 돈을 주고 부탁할 생각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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