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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1화 어부지리를 얻다

소지연이 세심하게 고른 차단제를 손에 들고 무진 앞으로 걸어왔다.

“무진 오빠, 이따가 우리 또 나가 놀아야지. 자외선 차단제를 가져왔는데, 내가 오빠 대신 발라줄게. 이렇게 하면 이따가 놀러 나가도 피부가 상하지 않을 거야.”

“됐어.”

무진은 생각할 틈도 없이 바로 거절했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행동은 사실 너무 애매하다.

스킨십은 친밀한 관계의 사람들끼리 서로 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과 소지연은 이런 친밀한 관계가 아니었다.

“무진 오빠, 내가 발라줄게요. 오빠 혼자서는 바르기 불편해요.”

옆에 있는 소지연의 끈적끈적한 음성에 유혹의 느낌이 물씬했다.

하지만 여전히 거절하고 싶었던 무진은 결국 성연을 바라보며 입술 끝을 올렸다.

“그럼 성연이 바르면 돼.”

자신 또한 알고 싶었다. 성연이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주면 어떤 느낌일지.

무진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소지연은 견디지 못하고 바로 얼굴이 굳었다. 마음도 반송장처럼 얼어붙었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일은 무진과 스킨십을 하기 위해 자신이 어렵게 생각해낸 기회였다.

그런데? 또 송성연만 어부지리를 얻은 셈이다. 도대체 왜!

‘언젠가는 꼭 송성연을 쫓아내고 말 거야. 그러니 지금 조급하게 굴어서는 안돼.’

‘무진 씨가 자신의 의도를 눈치채고 멀리하지 않게 조심해야 돼.’

성연이 무진의 말을 듣고 옆으로 다가왔다.

소지연은 어쩔 수 없이 자외선 차단제를 성연에게 건네며 결국 속으로 이를 갈며 말했다.

“무진 오빠와 성연 씨 정말 사이가 좋네요. 정말 부럽네요.”

그 말을 한 소지연은 더 이상 눈에 거슬리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자외선차단제를 한쪽에 놓고 바로 자리를 떴다.

성연이 자외선차단제를 손에 들고 짜자, 성연이 자신의 등에 바르기 쉽도록 무진이 자진해서 엎드렸다.

털털한 성격의 성연은 처음에는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

그러나 손이 무진의 피부에 닿았을 때, 비로소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손 아래의 피부는 아주 매끄러웠다. 넓고 하얀 무진의 등은 무척 아름다웠다.

성연의 볼이 점점 붉어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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