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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화 정말 가증스럽다

송성연이 웃었다.

‘생각하지도 못했네. 지금 내 이름이 이렇게 ‘인기’ 있을 줄은. 학교 밖에까지 소문이 났단 말이야?’

“부정행위? 직접 봤어요? 직접 봤다면 증거를 내놔 봐요. 몇 시 몇 분, 어디서 부정 행위를 했는지? 정확하게 말 못하면 유언비어 날조에 인신모욕으로 고소할 테니까.”

성연의 얼굴이 싸늘했다.

영문도 모른 채 한바탕 막말을 들었다. 특히 자신이 하지 않은 일로 욕을 먹으니 순식간에 기분이 나빠졌다.

알바생이 기세 등등하게 대답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데, 가짜겠어? 아직도 몰라? 너 지금 게시판에서 유명인이야.”

게시판이라는 말이 언급되자, 성연이 눈썹을 찌푸렸지만 표정에서는 드러내지 않았다.

입술을 빼문 채 눈에는 비아냥거림이 가득했다.

“다른 사람이 내가 부정행위를 했다고 하면, 내가 부정행위를 한 게 되는 거야? 당신이 진짜로 봤냐고? 그럼 다시 말해서, 내가 당신이 돈 훔치는 것을 보았다고 말하면, 당신 진짜 훔친 게 되겠네?”

말하면서 성연이 휴대폰을 꺼내 점원을 향해 계속 사진을 찍었다.

“아이고, 밀크티 가게 알바생 손이 너무 더러워. 마침 나한테 딱 걸렸네.”

말하는 내내 알바생을 향해 큰 눈을 깜박였다.

“이 사진들 게시판에 이 제목으로 올리는 게 어때요?”

알바생의 얼굴이 온통 벌겋게 달아올랐다.

“돈, 안 훔쳤어. 그만 멈춰, 그만해.”

자신도 알았다. 성연이 정말 사진을 게시판에 올리면, 자신이 훔치지 않은 걸 거짓으로 올렸다해도 많은 네티즌들이 댓글창에서 자신을 비난하고 쑥덕댈 것이다.

진짜 소문이 퍼지면 이 밀크티 가게 사장님도 가게 명성을 위해 자신을 해고할 게 분명했다.

그럼 이 알바도 끝이다.

곰곰이 생각하던 알바생은 마침내 성연이 이렇게 하는 이유를 깨달았다.

‘송성연이 부정행위를 했냐, 안 했냐는 나 혼자 결론 내릴 수도 없는 거지, 뭐.’

‘스스로 꽤 정의감이 있다 생각했는데, 사실 흑백도 가리지 않고 떠드는 사람들과 무슨 차이가 있지?’

‘이렇게 억울함을 당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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