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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그녀를 찾아라

반쯤 눈을 뜬 채 생각하던 강무진은 정신을 잃기 전의 상황이 기억나기 시작했다.

임무를 수행하던 중에 적의 흉계에 걸려 이 작은 마을까지 오게 되었다.

당시 골목에서 교복을 입은 여자아이를 만나 구조를 요청했었다.

결국 말을 마치기도 전에 의식을 잃었고!

“목숨은 건졌나 보군!”

고요한 눈동자에 차가운 빛이 감돌았다.

임무 중 상대의 계략에 빠졌던 것은 팀 내의 스파이가 적에게 정보를 팔아먹었기 때문이다.

기억을 떠올리던 강무진의 얼굴이 살기를 띠고 있었다. 그는 손목시계의 버튼을 눌러 구조 신호를 보냈다.

약 20분 뒤, 창고 밖에서 일사불란한 발자국 소리가 울렸다.

곧이어 검은 옷의 한 무리가 우르르 들어왔다.

강무진을 본 수석비서 손건호는 다소 감정이 격해지면서 바짝 긴장했다.

“보스, 괜찮으십니까? 제가 애들을 데리고 보스를 한참 찾고 있었습니다! 보스 상처는 어떻습니까?”

“괜찮아, 이미 처치했어!”

잔뜩 잠긴 음성은 무심한 듯 냉담함이 배어 있는 어조였다. 미간에는 타고난 위압감이 잔뜩 서려 있었다.

그는 천천히 바닥에서 일어나자, 상태를 살표보고 있던 손건호가 얼른 부축했다.

강무진의 상태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창백했던 얼굴에 혈색도 약간 돌아와 있었다.

“보스, 보스 상처는…… 누가 처치했습니까?”

손건호가 의아한 듯이 물었다.

강씨 집안 후계자 강무진은 오랫동안 수면장애를 앓아 왔다. 집안에서는 세계 명의들은 모두 찾아 모셔왔지만, 근본적인 치료 방법을 찾지는 못했다.

부상을 당한 강무진이 제대로 잠을 자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상처로 인해 반 송장이 되어 있지는 않을까 걱정하던 차였다.

그런데 이렇게 기운이 생생할 줄 누가 생각이나 했겠는가!

질문을 받은 무진도 잠시 멍하다가 곧바로 기억을 되살렸다. 정신을 잃기 직전, 희미한 약 냄새를 맡았던 같았다. 그러다가 바로 의식을 잃었고.

막 대답하려던 그는 ‘어'하는 손건호의 음성을 들었다.

“이건 뭐지?”

그리고 허리를 굽힌 손건호가 건초 더미에서 향낭을 하나 집어 올렸다.

은은한 약향이 코끝을 스치자 강무진의 눈빛이 번쩍였다.

‘그 여자 아이의 것이야!’

손을 뻗어 건네받은 후, 다시 한 번 자세히 냄새를 맡아보니 더 확실했다.

손건호가 얼이 빠진 듯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보스, 괜찮으세요?’

여자 물건을 저렇게 가까이 대고 냄새를 맡다니!

뒤에 이어진 상황은 더 놀라웠다.

또 다시 명령하는 강무진의 음성이 들렸다.

“애들 풀어 그녀를 찾아. 그녀에 관한 모든 것을 알아내!”

“네, 보스.”

손건호는 머뭇거림 없이 곧장 대답했다.

그러나 지금 제일 시급한 일은 우선 보스를 북성으로 모셔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다!

……

저녁 여덟 시.

검은색 벤츠가 북성 시에 있는 송씨 저택 앞에 멈추었다.

송종철이 먼저 차에서 내리고, 성연이 졸린 눈으로 따라왔다.

그녀의 느릿한 모습을 흘깃 쳐다본 송종철은 불쑥 화가 치밀어 올랐다.

‘역시 제멋대로야, 어째 행동에 예의라곤 전혀 없어!’

‘아연이와 비교하니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원!’

송종철이 성질을 참으며 신신당부했다.

“잠시 뒤에 들어가서는 좀 예의를 갖추거라. 특히 네 새어머니와 여동생에게 예의 바르게 행동해. 말할 때 목소리는 너무 커도, 작아도 안돼! 여기는 시골과 비교도 안되는 곳이야. 네 그 거친 기운을 집 안에까지 갖고 오지 마라. 무례한 행동으로 송씨 집안 체면을 떨어트릴 생각은 하지도 말아. 알아 들었니?”

‘불쾌'라는 두 글자를 거의 얼굴에 써 붙인 듯한 아버지를 보는 성연의 눈동자에 차가운 기운이 서리며 냉랭한 어투로 대답했다.

“그건 그때 가 봐야 알겠죠? 뭐 기분이 좋을 땐 함부로 하지 않을 테고, 또 기분이 좋지 않으면, 죄송해요……자제가 안될 것 같네요.”

자신의 그 잘난 계모는 이번에도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모종의 계략을 쓸 것이다. 그러니 그녀의 대답도 무례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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