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재와 강일헌 부자, 그리고 강명기와 강진성 부자는 요 몇 시간 동안 주가 대폭락을 겪으며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았다. 강무진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큰집 사람들을 자신들에게 굴복시키기 위해 작심하고 짜낸 한 수였다. 그러나 한참을 오르락내리락 하더니 결국 WS그룹의 주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네 사람은 함께 모여 어떻게 해야 강무진을 끝장낼 수 있을지 서로 의논 중이다.강무진의 기세등등한 모습을 생각하자 강일헌은 속이 뒤집어졌다.모두 자신들의 것이어야 마땅한 이것들이 어떻게 강무진의 손에 넘어가게 둘 수 있단 말인가?말 그대로 잘나간다고 할 수 있는 강무진은 지금 자신들을 발톱의 때 만큼도 생각지 않는데.강일헌이 어둡게 가라앉은 눈으로 말했다.“아버지, 반드시 방법을 찾아서 강무진에게 본때를 보여줘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우리 둘째, 셋째 일가가 어디에 얼굴을 내밀고 다니겠어요?”“말이야 쉽지. 너 여지껏 그렇게 무시하던 강무진을 이기지도 못해?” 이때 한창 화가 나 있던 강명재가 툭 쏘아붙였다.자신들이 의도를 가지고 낸 수였다.그런데 강무진에게 아무런 타격도 줄 수 없었다.커다란 돌덩이를 내던졌는데 물 한 방울 튕기지 못했으니, 어떻게 화가 나지 않겠는가?“형님, 이 일로 일헌이를 탓할 필요 없습니다. 우리가 강무진을 너무 과소평가했어요. 지금의 강무진은 수완이 정말 대단합니다. 우리가 손 쓰기도 힘들 정도로요.”강명기가 강명재의 뒤를 이어 말을 받았다.강일헌이 큰 소리로 투덜거렸다.“숙부님 말씀이 맞아요.”“어디서 쓸데없는 핑계를 대는 거냐?” 강명재가 노려보자 겁이 난 강일헌이 목을 움츠렸다.강진성이 아래 턱을 쓸며 말했다.“진짜 말도 마세요. 지금 강무진은 진짜 상대하기 어렵습니다. 뾰쪽한 수가 없어요.”“어쨌든 한 번은 강무진을 손 봐 줘야지, 그렇지 않으면 우리 두 사람을 얼마나 개무시하겠어요?”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말하는 강명기의 눈에 잔인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무진을 손 봐 주기 위해
저녁에 막 산책을 하고 돌아오던 중, 성연의 눈앞에 강명기가 나타났다.강명기를 보자마자 성연은 무의식중에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성연을 본 강명기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질부, 괜찮아? 우리 잠깐 얘기 좀 하지.”성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강명기는 근처의 카페를 가리키며 말했다.“우리 들어가서 얘기 좀 할까?”성연이 고개를 돌려 보니 카페 안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또 엠파이어 하우스와도 가까운 편이었다.공공장소에서 대놓고 자신에게 무슨 짓을 할 만큼 강명기도 그리 대담하지는 않을 터.그래서 성연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죠.”두 사람은 카페 내 칸막이가 둘러쳐진 자리에 앉았다.강명기는 성연의 옷차림을 훑었다. ‘그다지 고가의 브랜드는 아니군.’그리고 성연이 시골에서 왔다는 말을 떠올렸다. ‘그러면 분명 명품 같은 물질에 약하겠지?’“송양, 강씨 집안에서의 생활이 쉽지 않지? 무진이처럼 경계심이 심한 사람은 무슨 일이든 송양을 경계하며 가족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텐데, 무척 힘들거야.”강명기가 은근슬쩍 어르는 투로 성연에게 말을 건넸다.성연은 그저 강명기의 말이 가소롭게 느껴질 뿐이다.‘바로 자기 얘기하는 거 아냐?’‘무슨 용기로 남을 얼굴에 먹칠하는지 모르겠군.’‘설마 자기 본성이 어떤 지도 모르는 거야?’성연은 강명기의 말에 구역질이 났지만 얼굴을 맞대고 말을 섞기도 귀찮았다.“당숙님, 하실 말씀이 있으면 그냥 솔직하게 하세요.”강명기가 도대체 무슨 의도로 하는 말일까 하며 빙빙 돌려서 하는 말을 해석하고 할 생각이 없었다.“송양, 에전의 생활에 대해서는 나도 좀 들은 바가 있다. 무진과 같은 이 곁에 있으면 행복하기가 힘들어. 우리와 협력하겠다고 약속하면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을 게야. 무진의 일정과 서류들에 대해서 알려주면 내가 불시에 2억을 줄게. 괜찮지 않아? 잘 생각해 봐.”강명기는 속으로 꿍꿍이를 품고 제안했다.자신이 제시한 조건 정도면 누가 되었다 해도 엄청난 유혹을 느낄 것이다
강명기가 귀가했을 때, 거실에 있던 강진성은 자신의 아버지 안색이 안 좋음을 알아차렸다.평소 늘 차분한 모습을 보이는 아버지 강명기는 극도로 화가 났을 때만 바로 이런 표정을 짓는다.‘도대체 누가 아버지를 이처럼 화나게 한 거지?’강명기 옆으로 다가선 강진성이 음성을 낮추어 물었다.“아버지, 왜 그러세요? 무슨 일입니까?”옆에 있던 송아연도 귀를 쫑긋 세운 채 듣고 있었다.강씨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 하나하나 주의를 기울여야 자신이 이 집안에 녹아들기 쉬울 거라는 생각이다.살아남기 위해 송아연은 이미 자신의 성격도 바꾸었다.강씨 집안에 있을 때면 강진성이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불만을 가질까 봐 성질마저 죽였다.노기등등한 목소리로 자신의 계획과 성연의 반응을 말하는 강명기의 눈에 음산한 빛이 어렸다.“송성연, 사리분별도 못하는 X!”‘내가 직접 찾아가서 제안을 하면 제 복인 줄 알아야지.’‘그런데 감히 그 망할 X이 내 제의를 거절해?’‘진짜 강무진 그 놈과 똑같이 강씨 집안만 믿고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내가 WS그룹을 관리, 경영할 때에 아직 진흙이나 가지고 놀던 것들이 말이지.’‘지금 감히 내게 그런 말을 해? 정말 괘씸해 죽겠군!’강진성이 옆에서 차가운 음성으로 말했다.“그 여자애는 제가 진작부터 손볼 생각이었어요. 곧 기회가 있을 겁니다.”자신 또한 송성연에게 몇 번을 당했는지 모른다.하지만 송성연을 손볼 정당한 사유를 찾을 수 없었다.그렇지 않았으면 벌써 손을 썼을 텐데 말이다.지금 송성연은 강무진의 약혼녀. 강무진이 몹시 아끼는 게 한 눈에 보여서 감히 함부로 손을 대지 못하고 있었다.‘강무진, 송성연, 기다려! 반드시 본때를 보여줄 날이 올 테니까!’강명기의 말을 들은 송아연이 즉시 끼어들었다.“저에게 방법이 있어요.”‘송성연에게 본때를 보여준다는데,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야 없지.’‘지금 난 셋째 일가와 한 몸이나 마찬가지야. 그러니 진성 씨를 돕는 게 나를 돕는 거지. 앞으로
강명기의 허락을 받은 다음날, 송아연은 왕대관을 찾아갔다.“넌?” 송아연은 한 카페에서 왕대관과 약속을 잡고 만났다. 송아연을 본 적 없던 송대관은 얼굴에 의아한 빛이 떠올랐다.“안녕하세요, 저는 송성연의 의붓여동생, 송아연이에요. 어쨌든 우린 한 가족이라고 할 수 있죠.”송아연이 웃으며 왕대관에게 호의를 표현했다.“넌 성연이와 사이가 좋아?” 왕대광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좋은 편이라고 할 수는 없네요.”송아연이 느긋한 음성으로 대답했다.그러자 왕대관은 바로 성연을 비난하기 시작했다.“그 재수 없는 짠순이가 누구와 사이가 좋겠어? 이것도 저것도 아까워하는 애한테 친구가 있으면 그게 더 이상하지.”왕대관이 드디어 원하던 대로 화제를 입에 올리자, 송아연은 눈을 반짝거리며상체를 좀 더 기울이더니 사근사근한 음성으로 왕대관에게 말했다.“송성연이 몇 번이나 두 분을 도와드리지 않은 건 당신이 싫어서예요. 이제 왕 선생님이 강씨 집안의 자제 강진성 씨와 제대로 협력관계만 맺는다면 앞으로 성공할 기회가 얼마나 많겠어요?”“강씨 집안의 강진성? 얼마 전에 강씨 가문의 둘째, 셋째 일가가 강씨 집안과 관계를 끊었다는 기사가 났지 않아? 그런데 내가 무슨 이득을 얻는다고?”비록 돈을 밝히는 왕대관이지만, 머리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강씨 가문의 상징은 바로 WS그룹. WS그룹과 더 이상 관계가 없다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송아연은 몰래 왕대관을 향해 눈을 흘겼다.그러나 마주한 얼굴을 향해 상냥한 음성으로 말했다.“외부에서 사람들이 하는 허튼소리는 들을 필요 없어요. 비록 강씨 가문에서 나왔다 해도 둘째, 셋째 일가는 여전히 잘 나간답니다. 그들 집안의 자금력은 당신의 상상을 초월한다고요. 게다가 이제 새로 세운 회사가 금세 WS그룹과 맞먹을 정도로 커질 거예요. 저들과 협력해서 절대 손해 보지 않을 걸요?”왕대관이 잠시 생각해 보니 확실히 송아연의 말이 맞다.비록 강씨 가문에서 나왔다 해도 둘째, 셋째 일가는 자신들 같은 사람이 따라
송아연이 자리를 뜬 후에 카드를 잘 챙긴 왕대관은 집으로 돌아갔다.침실에서 아내 진미선에게 불평하듯이 말했다.“이 봐, 당신 딸 성연이 강무진의 약혼녀로 귀한 신분이 되면 뭐해. 제대로 당신을 대접한 적도 없는데. 이런 결혼은 안 하느니만 못해. 지금 우리에게 엄청 좋은 기회가 왔어. 북부의 명문가 소씨 집안과 협력관계를 맺는 거야. 내가 보기에, 성연이는 소씨 집안의 큰 아들과 더 잘 맞을 듯해.”진미선은 남편 왕대관의 말을 듣자마자 고개를 저었다.“성연이는 내 말을 안 들을 거예요.”왕대관이 바로 설득을 시작했다.“성연이 마음대로 하게 둘 수는 없는 문제야. 당신이 걔 친엄마야. 내일 성연이한테 한 번 다녀와. 가서 소씨 집안 큰아들 만나보자고 해.”진미선은 여전히 좀 망설여졌다.“하지만 성연인 이미 강씨 집안과 혼인을 정했잖아요? 만약 우리가 다시 결혼 상대를 정하면 좀 안 좋을 것 같은데요?”성연의 성질은 진미선 자신이 제일 잘 안다.또 이전의 일에 대해서도 성연에게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정말 막다른 골목까지 내몰린 상황만 아니었더라면, 진미선 또한 성연에게 가서 부탁하지 않았을 것이다.엄마로서 자신은 정말이지 완전히 실패했다. 매번 딸에게 도와달라고 사정이나 하고.그러나 왕대관 쪽의 상황은 진미선이 거절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강무진이 성연에게 아주 잘하는 것을 눈으로 보았던 진미선은 두 사람 사이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진미선의 이런 모습을 본 왕대관이 눈동자를 굴리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랬다.“내가 이러는 건 모두 당신을 위해서야. 봐, 우리 어머니, 내내 당신에게 편견을 가지고 계셔. 만약 당신의 그 대단한 사위가 우리를 도와주었더라면, 우리 어머니 분명 두 말 하지 않으셨을 거야. 그런데 당신도 알다시피, 나도 어머니를 거역하기 힘들어. 평소 우리 어머니가 당신에게 지나치게 해도 나는 뭐라 말씀드리기 더 힘들어. 어떻게 생각해?”진미선은 왕대관의 말에 일리가 있음을 잘 안다.시어머니는 확실히 자신을 눈에 거슬려
성연이 막 게임 한 스테이지를 마쳤을 때, 엄마 진미선의 전화를 받았다.예전 엄마 진미선의 행동들 때문에 자연 진미선을 향해 좋은 말투가 나가지 않았다.“무슨 일이에요?”귀찮아 하는 성연의 음성을 들은 진미선은 어색한 나머지 목이 메었다.성연이 자신을 극도로 싫어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왕대관이 어젯밤 자신에게 한 말을 떠올린 진미선은 꾹 참으며 성연에게 말했다.“성연아, 나와서 엄마랑 밥 먹자. 엄마는 네가 보고 싶었어. 우리 둘이 만난지도 한참 됐잖아?”“이번에는 또 무슨 목적이에요? 난 더 이상 도와줄 생각 없어요.”성연이 비꼬듯이 말했다.진미선이 자신을 찾을 때면 매번 좋은 일이라고는 없었다.매번 혹시나 하고 믿었다가 번번이 실망했다.성연에게 진미선은 신용이 몹시 안 좋은 사람이다.“성연아, 그때 이후로 너를 찾지 않은 건 너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한 뒤에 면목이 없어서야. 난 그냥 너랑 밥 한 끼 먹고 싶을 뿐이야.” 진미선은 일부러 섭섭한 듯한 음성으로 말했다.성연은 잠시 생각해 보았다. 확실히, 소지한이 광고를 찍어 준 이후로 진미선은 한동안 자신을 찾지 않았다.‘설마 진짜 양심상 그랬다는 거야?’“정말 밥만 먹는 거예요? 다른 목적은 없는 것 맞아요?” 성연은 여전히 의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진짜야, 성연아, 엄마를 그렇게 생각하지 마. 엄마 마음이 무척 슬프다.”진미선이 울먹거리는 음성으로 말했다.성연을 믿게 만들기 위해서 정말 고심했다.그녀로서는 정말이지 방법이 없었다. 성연이 아니면 자신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예전에 자신이 잘 되었다면 성연에게도 제대로 감사했을 것이다.기껏해야 앞으로 성연이 잘 지내지 못한다? 그러면 자신이 다시 데려오면 그만이다.그때면 자신도 능력이 있을 테니까.진심이 담긴 듯한 진미선의 음성에 성연의 의심이 어느 정도 사라졌다. 하지만 성연은 잊지 않고 미리 경고의 말을 했다.“밥을 먹자고 했으니 밥만 먹을 거예요. 만약 또 다시 나에게 속임수를 쓴 게 들키면
진미선이 말한 장소에 도착한 성연이 막 자리에 앉으려다 맞은편에 앉아 있는 소정우를 보았다.진미선이 성연에게 열심히 소개했다.“성연아, 자, 여기는 소씨 집안의 첫째 자제분이신 소정우 씨야. 가세도 대단할뿐더러 인물도 좋은 인재야. 특히 예의 바른 점이 엄마는 무척 마음에 들어.”진미선의 소개가 좀 이상했다. 마치 꼭 중매라도 서는 듯한 느낌?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니, 아마 자신이 너무 앞서 생각한 게 아닐까 싶다.자신은 이미 강무진과 약혼한 사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진미선이 자신에게 다른 남자를 소개하는 말도 안되는 일을 할 리는 없지 않을까?진미선이 미친 게 아니라면 말이다.그래서 성연도 예의를 지키며 소정우를 향해 웃었다.“안녕하세요, 저는 송성연입니다.”소정우는 성연을 보는 순간 눈이 확 뜨이는 듯했다. 소정우의 눈에 경탄의 빛이 서렸다.송성연은 아주 예뻤다. 화장으로 꾸민 외모가 아니었다. 화장을 하지 않은 깨끗한 얼굴이 가슴 떨릴 정도로 아름다웠다.‘이게 바로 천연의 미야.’소정우는 성연을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었다. 이런 작은 곳에서 이처럼 아름다운 여성을 만날 줄은 몰랐다.성연에 대한 호감이 수직으로 상승하자 손을 내밀어 성연과 악수하려고 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성연은 소정우의 손가락 끝만 살짝 스치며 바로 손을 뺐다.어찌할 사이도 없을 정도로 너무 빨리 빼는 바람에 소정우는 좀 실망했다.하지만 이후 자신의 여자라고 생각하니, 구태여 서두를 필요가 없지 싶었다.식사를 하는 동안, 소정우는 스테이크를 썰어서 성연에게 건넸다.“성연 씨, 이거 드세요.”성연이 거절을 하기도 전에 아직 손대지 않은 성연의 접시를 가져갔다.어쩔 수 없이 성연은 감사인사를 했다.“감사합니다.”소정우가 계속해서 말했다.“아닙니다. 오히려 제가 영광입니다.”성연은 계속 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머리를 흔들어 마음속의 생각을 털어냈다.자신이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서.옆에서 분위기 좋아 보이는 두 사람을
성연의 진로가 막힌 것을 본 소정우가 자신의 옷을 탁탁 털며 정리했다.밝은 색 수트에 온통 붉은 얼룩이 져 우스꽝스러워 보였다.그러나 소정우는 그런 자신의 모습을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 오히려 자신이 아주 멋있다고 착각하며 앞으로 다가오더니 손가락으로 성연의 턱을 슬쩍 들어올렸다.“예쁜 아가씨, 순순히 내 말 듣는 게 좋을 거야. 나는 말이지, 미인을 아끼는 사람이야. 미인이 다치는 걸 보고 싶지 않아. 그래도 내 말을 안 듣다가 내 수하들이 널 다치게라도 한다면, 정말 내 마음이 무척 아플 것 같아.”소정우의 끈적거리는 모습에 성연은 거부감이 극에 달했다.혐오스러운 눈빛으로 소정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빨리 길을 열어!”소정우가 슬쩍 웃었다.“미인은 성깔이 좀 있어야 매력적이지. 하지만 너무 성질대로 하면 곤란해. 순순히 따라와. 앞으로 매운 맛을 보게 될 거야.”정말이지 참을 수 없었던 성연이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바로 가벼운 복장의 몇 사람이 밖에서 안으로 뛰어들어왔다.은밀하게 성연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은 수하들.그들은 들어오자마자 소정우의 수하들과 싸우기 시작했다.소정우의 경호원들은 쓸데없이 폼만 그럴싸하고 하등 쓸모없었다. 전문 훈련을 받은 성연의 수하들과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곧이어 소정우의 경호원들이 바닥에 쓰러졌다.뜻밖의 사태를 지켜보던 소정우의 안색이 확 변했다.그는 속으로 몰래 욕설을 퍼부었다. ‘진미선, 자기 딸은 시골에서 온 계집애일 뿐이라고 하지 않았냐고?’‘의지할 곳 없는 고아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 줄 알았더니.’‘그런데 뭐야? 저 여자애가 어떻게 이 사람들을 부릴 수 있는 거지?‘저 놈들 솜씨가 장난 아닌 것 같군.’‘오늘 완전 헛다리 짚었어!’지금 추세는 완전히 성연 쪽으로 기울었다.소정우는 끊임없이 뒤로 움츠러들어 자신의 존재감을 떨어뜨려 성연이 자신을 의식하지 못하게 할 생각이었다.그러나, 그게 어떻게 가능하겠는가?조금 전, 소정우가 손으로 성연을 건드렸다. 성연은 지금 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