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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윤이서는 문을 열었지만 복도는 텅 비어 있었고 아무도 없었다.

“이상하네, 왜 아무도 없지?”

그녀는 중얼거렸다.

하지환도 따라 나와 좌우를 한 번 둘러보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이들 장난인가 보죠. 얼른 가서 밥 먹어요.”

“네.”

윤이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돌려 문을 닫았다.

복도가 완전히 조용해지자, 하은철은 그제야 비상 통로에서 나왔다.

그 굳게 닫힌 문을 보며, 그의 마음은 허전해졌다.

윤이서는 결혼을 했을 뿐만 아니라 그 남자와 동거하고 있었다.

그는 윤이서가 자신에게 매달리지 않기를 바랐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지금 꿈이 이루어졌는데, 왜 그는 자신이 상상했던 것처럼 기쁘지 않고 오히려 심장에 무언가가 막혀 있는 것처럼 답답한 것일까?

그는 심지어…… 그들이 함께 서 있는 모습을 직접 볼 용기가 없어 숨기로 했다.

……

버블티 가게 앞.

윤이서와 임하나는 각각 버블티 한 잔을 주문하고 걸으며 수다를 나누었다.

“너 정말 그의 주머니에서 립스틱 발견했어?”

임하나는 빨대를 빨며 말했다.

윤이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립스틱을 생각하니 그녀는 정말 서운했다.

“그 립스틱이 누구 건지 안 물어봤어?”

“결혼 전에 우리는 이미 약속을 했기 때문에, 상대방의 사적인 일을 물어볼 수 없어.”

임하나는 빨대를 세게 물었다.

“어휴, 전에 그 남자가 참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또 쓰레기라니. 지난번에 네가 더 이상 사랑하지 않겠다고 말했을 때, 나는 또 너를 설득하고 싶었는데. 지금 보면 네 말이 맞아, 남자는 좋은 놈이 하나도 없어!”

윤이서는 부드럽게 웃었다.

“사실, 나는 그가 쓰레기라고 생각하지 않아. 결국, 우리는 상대방을 사랑하면 안 된다고 약속했으니, 그도 단지 계약을 지키고 있을 뿐이잖아.”

임하나는 걱정했다.

“야, 너 왜 그의 편을 들어주는 거야? 설마 그를 사랑하게 된건 아니지?”

윤이서는 멈칫했다.

사랑?

그녀가 하지환을 사랑한다고?

말도 안 돼!

“헛소리 하지 마, 내가 하은철 그 인간 때문에 고생한 것만 생각하면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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