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께서 왜 갑자기 생각을 바꾸셨는지 알고 싶습니다."배지수는 잠시 망설이다 결국 입을 열어 물었다.진가의 태도가 갑작스럽게 변했기에 그녀는 이유를 알고 싶었다."배지수 씨, 당신 뒤에는 귀인이 돕고 있어요. 나는 그저 그분이 시키는 대로 할 뿐입니다."진성이 웃으며 말했다."가주님이 말씀하신 귀인은... 누구입니까?"배지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녀는 머리를 쥐어짜도 그가 말하는 귀인이 누구인지 생각해 낼 수 없었다."배지수 씨, 왜 알면서 일부러 묻는 거죠? 당신을 위해 나섰으니 물론 당신을 가장 신경쓰는 사람이죠. 오늘 자리에 초대하여 함께 계약을 보게 하려 했는데 길에서 지체되었는지 아직 오지 않았네요. 잠시 후 혹시 만나게 된다면 나에 관해 좋은 말 좀 부탁드립니다!"진성은 공수했고 말투에는 겸손함이 담겨있었다.‘설마... 또 둘째 도련님께서 몰래 도와주신 건가?’배지수는 몰래 추측했다.진가 가주인 진성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연경 진가의 둘째 도련님인 진운밖에 없을 것이다.진성은 통유리 앞에 서서 무심히 창밖을 힐긋 보았고 문득 낯익은 두 그림자가 눈에 띄었다.‘저건... 임 선생과 이청월 씨? 상황을 보니 문제가 생겼나 본데, 어서 내려가서 도와야겠어!’진성은 배지수에게 인사할 겨를도 없이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떠났다.배지수가 정신을 차렸을 때 진성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경성 그룹, 대문 입구."임지환, 배가는 이미 너와 선을 그었는데 왜 또 찾아온 거야?"한수경은 임지환이 회사에 들어가지 못하게 길을 막아섰다."다시 한번 말하지만, 오늘 중요한 일이 있어요. 이렇게 당신이랑 말다툼 할 시간 없습니다."임지환은 난감한 표정으로 설명했다."중요한 일? 네가 무슨 중요한 일이 있어? 설마 회사에 도둑질하러 온 건 아니지?"한수경은 두 손을 허리에 짚고 매섭게 임지환을 노려보았다."오늘은 누가 와서 돕는다고 해도 절대 들어갈 생각 하지 마!""지환 오빠, 저 여자랑 쓸데없는 소리 해서 뭐해? 그냥
말을 마치고 그녀는 바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려고 했다."경찰이 와도 나는 여전히 당신을 때릴 수 있어요!"이청월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청월 씨, 임 선생, 두 분 왜 이제야 오신 겁니까? 여기서 한참 기다렸어요!"진성은 종종걸음으로 두 사람 곁으로 와 숨을 헐떡였다."진 가주님, 오늘 정말 재수가 없는 날인지 밖에서 똥 밟았네요."이청월은 손을 뻗어 한수경을 가리켰다."문 앞에 막아서서 우리를 들어가지 못하게 했어요!""너 어느 부서 사람이야? 왜 문 앞을 막고 사람을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거야?"진성은 진가의 주인이자 경성그룹의 중요한 파트너이기 때문에 직원인 한수경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당신은 또 어디서 튀어나온 사람이에요? 경성 그룹에서 이렇게 날뛰다니, 경찰에 신고해서 당신까지 잡아줘요?"한수경은 진성을 알아보지 못해 말을 아주 무례하게 했다."나를 잡는다고? 너 아주 간덩이가 부었구나?"진성은 화가 치밀어 올라 고개를 돌려 말했다."임 선생님, 맡기신 일은 이미 처리되었으니 이곳은 나한테 처리 맡기세요!""그래요!"임지환은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고 시원시원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이 일은 그냥 넘어가는 거야?"이청월은 내키지 않았다."소란도 피웠고 사람까지 때렸으니, 화가 풀릴 만도 하지 않아?"임지환이 눈살을 찌푸렸다."어휴, 그래. 당신 말 들을게!"이청월은 한수경을 노려보고 씩씩거리며 떠났다.쫓아가려는 한수경은 진성에게 가로막혔다."좋은 말 할 때 비키세요!"한수경이 눈을 부릅뜨며 화를 냈다.진성은 노발대발하며 말했다."한마디만 할게. 너를 경성 그룹에서 쫓아내지 않으면 내 이름 진성을 거꾸로 쓸 거야!"‘진성...? 왜 이렇게 이름이 귀에 익지?’한수경은 눈살을 찌푸리고 잠시 생각하다 이내 안색이 확 변했다."설마...""아직 너무 멍청한 건 아니네. 하지만 이미 늦었어!"진성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그럴 리가 없어요. 분명 나를 겁주려고 하는 거죠? 진가의 주인이 어떻게 임
"그냥 나에게 미움을 산 것뿐이라면 두세대로 가볍게 끝내면 그만이지만 이씨 가문의 아가씨에게도 미움을 산 데다 그분께도 미움을 샀으니 어쩔 수 없어요! 스무 대의 따귀는 억울해야 할 필요도 없어요!"진성의 태도는 아주 단호했고 조금도 의논할 여지가 없었다."뭐라고요? 그 여자가 이씨 집안 아가씨라니... 그럼, 임지환 그 녀석이 이씨 집안의 데릴사위가 된 건가?"한수경은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충격에 휩싸였다."뭐라고요?"배지수도 깜짝 놀라 소리쳤다."임지환은 언제 이가와 관계가 생긴 거죠?"그 순간 그녀는 머릿속이 혼란에 빠지는 것 같았다."내가 직접 봤는데 거짓일 리가 있어? 임지환 그 녀석, 정말 운도 좋네!"한수경은 화가 치밀어 올라 이를 갈았다."다른 사람의 소문을 지어낼 시간이 있으면 스스로를 걱정하는 것이 나을 텐데! 스무 대의 따귀야, 하나도 빠져서는 안 돼!"진성의 말투는 싸늘했고 조금의 감정도 실리지 않았다.임지환에게 이 일을 처리하겠다고 나섰으니 조금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한수경은 배지수를 보며 애원하듯 말했다."지수야...""언니, 회사를 위해서 언니가 참을 수밖에 없어. 나중에 내가 잘 보상해 줄게!"배지수는 안타까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아무래도 그녀는 진가의 미움을 살 수 없었기 때문이다."그래! 할게!"한수경도 오늘의 일을 좋게 마무리 지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마음을 굳게 먹었다.그녀는 양손을 들어 자기 얼굴을 향해 호되게 내리쳤다.‘찰싹!’‘찰싹!’‘찰싹!’거센 따귀 소리에 많은 직원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구경했다.스무 대의 따귀를 때리고 나니 뽀얗던 그녀의 얼굴은 부어올랐고 입가에 피까지 나고 있었다."진 가주님, 이제 저를 용서해 주실 수 있습니까?"한수경은 잠긴 목소리로 불쌍하게 진성을 쳐다보았다."다음부터 말을 내뱉기 전에 생각부터 해!"진성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 옷자락을 휘날리며 떠났다."언니, 괜찮아?"배지수는 바로 그녀에게 달려가 관심 어리게 물었다.한수
배지수는 잠시 침묵하다 낮은 소리로 말했다."일단 이 일은 내가 방법을 생각해 볼게. 언니는 며칠 휴가를 줄 테니 돌아가서 푹 쉬고 기분 전환 좀 해.""그래."한수경은 고개를 끄덕이고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차를 몰고 회사를 떠났다.배지수는 바로 절친 고미나에게 전화를 걸었다."미나야, 우리 회사에 일이 좀 생겼어. 너희 아버지한테 큰 사업으로 얘기를 나누고 싶다고 좀 전해 줄래?"고미나는 수화기 너머에서 이 말을 듣고 바로 흥미를 느꼈다."우리 아버지 마침 집에 계셔.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집으로 와서 찾으면 돼."배지수는 알겠다고 답한 뒤, 차를 몰로 고미나의 집으로 향했다."아저씨, 공급업체에서 단체로 단종이라고 해서 이렇게 결례를 무릅쓰고 도움을 청하러 왔습니다!고가의 별장에서 배지수가 단도직입적으로 고성에게 도움을 청했다.고성은 자신의 튀어나온 배를 쓰다듬으며 소파에 앉아 있는 딸을 힐긋 보고 난감한 듯 말했다."사실 너와 미나의 사이를 따지면 내가 거절해서는 안 되는데 네가 말한 것은 내가 정말 도울 수 없는 거야!""아저씨, 그냥 중간에서 다리만 놓아달라고 부탁드리는 겁니다. 아무래도 아저씨는 건축업계에서 큰 인물이시잖아요!"배지수가 살짝 아첨했다.고성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지수야, 아저씨가 도와주지 않는 게 아니야. 정말 도울 능력이 없어!""아저씨, 그냥 도와달라고 하는 게 아닙니다. 일이 성사되면 꼭 크게 답례할게요!"배지수가 얼른 덧붙였다.고미나도 옆에서 거들었다."아빠, 지수 좀 도와주세요. 지수가 진가와 합작을 하고 있으니,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앞날이 창창할 거예요!""이 문제는 돈이랑 상관없어. 경성 그룹이...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린 탓이다!"고성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아저씨, 자세히 좀 말씀해 주세요!"배지수도 어리석지 않다. 그녀는 바로 고성의 말 속에 다른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고성은 잠시 망설이다 말했다."혹시 홍 어르신이라는 분에 대해 들어본 적 있어
전남편 임지환?"지금 농담하는 거야? 임지환이 무슨 능력으로?"기대에 가득 찼던 배지수의 표정이 갑자기 싸늘해졌다."게다가 지금 이씨 집안 아가씨랑 사이가 좋아졌는데 왜 나를 신경 쓰겠어?""몰랐는데 임지환 꽤 매력적인가 봐?"고미나는 한쪽 손으로 턱을 괴고 재밌다는 표정으로 그녀의 말을 들었다."이런 상황에 농담할 여유가 있어?"배지수는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그녀를 흘겨보았다."그만 말하고 홍 어르신 회사에 한번 가야겠어!"말을 마치고 그녀는 황급히 일어나 고가를 떠났다."큰일이야! 지수한테 홍 어르신이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을 잊었어. 이렇게 그냥 홍 어르신의 집으로 가면 호랑이 굴에 제 발로 가는 것과 다를 게 뭐야!"고미나는 당황한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임지환이 이가의 별장에서 나오자마자 포르쉐 한 대가 쏜살같이 달려왔다.‘끼익!’차창을 열자 예쁘고 매혹적인 생김새의 여인이 고개를 내밀었다."미나 씨가 여긴 무슨 일이에요?"임지환은 고미나를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다."소문이 정말 사실인가 보네요?"고미나가 웃으며 농담을 건넸다."지환 씨와 이씨 집안 아가씨의 사이가 확실히 범상치 않나 봅니다.""오해에요. 우리는 그저 평범한 친구 사이일 뿐입니다. 나한테 무슨 볼일 있나요?"임지환의 말투는 예전과 다름없이 담담했다."오늘 지수 일로 찾아왔어요."고미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무슨 일이죠?"임지환이 잠시 멈칫했다."지금 위험해요. 한두 마디로는 설명이 어려우니까 먼저 차에 타요."고미나가 초조하게 말했다."네."임지환은 눈살을 찌푸렸지만 결국 차에 올랐다.길에서 고미나가 사건의 경과를 알려주었다."그러니까 홍사라는 사람이 지수 회사의 자재를 품절시킨 배후라는 말인가요?"임지환이 물었다."어때요? 이 일을 처리할 자신 있어요?"고미나가 물었다."그 홍사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나요?"임지환은 그녀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무심히 반문했다.고미나는 임지환을 빤히 보며 살짝 불안한 듯
"노유미 아가씨는 정말 뛰어나세요. 큰 도련님께서 아가씨의 내조를 받으셨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정식으로 진가를 이어받을 겁니다."홍사가 바로 아부했다.바로 이때, 비서가 밖에서 들어와 보고했다."어르신, 경성그룹의 배지수 씨가 밖에서 만남을 신청하셨습니다.""내가 그 사람을 만날 시간이 어딨어?"홍사가 눈살을 찌푸렸다.하지만 노유미는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홍 어르신, 한 번 만나보시는 게 어때요? 배지수 씨가 엄청난 미녀라고 알고 있어요!""아가씨, 그 뜻은..."홍사는 이해하지 못한 듯 물었다."홍 어르신께서는 항상 미인을 좋아하지 않았나요?"노유미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지금 미인이 문 앞까지 찾아왔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내가 가르쳐드려야 하는 건 아니죠?""하하. 아가씨, 이쪽엔 제가 강합니다!"홍사는 바로 노유미의 뜻을 알아차렸다."가지고 놀 수는 있지만 절대 죽여서는 안 됩니다. 쓸데가 있으니 그 여자를 남겨두셔야 해요."노유미가 차갑게 말했다.홍사는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난 항상 미인들을 아끼고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입니다.""그럼 좋은 시간 보내는 걸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일이 있으면 다시 연락할게요!"노유미가 고개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갔다.노유미가 멀어진 후 홍사는 바로 웃음기를 거두었다."씨발 뭔데 나를 부려먹어? 큰 도련님 체면을 봐서 망정이지. 그렇지 않으면 먼저 저 여자부터 처리했어!"홍사가 험상궂은 표정을 하고 말했다.옆에 있던 비서가 작은 소리로 물었다."홍 어르신, 배지수 씨는 어떻게 처리할까요?""하던 대로 물건 준비해."홍사가 흉악하게 웃었다."문 앞까지 찾아온 계집애를 그냥 보낼 순 없지!""네. 그럼, 일단 데리고 오겠습니다."비서가 그의 뜻을 알아차리고 밖으로 나가 배지수를 데리고 사무실로 왔다.그리고 비서는 눈치껏 물러났고 나가면서 사무실 문까지 닫았다."홍 어르신, 안녕하세요. 저는 경성 그룹의 배지수입니다."강한 시에서 손가락에 드
"홍 어르신, 그래도 어르신을 어른이라 예의 바르게 대해드렸습니다. 하지만 너무 업신여기진 마세요!"5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액수를 듣고 나니 배지수의 말투에도 분노가 묻어났다.이건 노골적인 사기행각이다!홍사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고 우리에서 나온 맹수처럼 배지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업신여기면 어쩔 건데요? 의견 있습니까?""홍 어르신, 주문하신 술 갖고 왔습니다."두 사람이 대치하고 있을 때 비서가 밖에서 와인 한 병을 들고 들어왔다."5억 원은 너무 많습니다. 다시 한번 고려해 주실 순 없나요?"배지수가 간청했다.연약한 토끼와도 같은 눈앞의 여인을 보며 홍사는 갑자기 하하 웃기 시작했다."그래요... 기회를 줄 테니 이 술을 모두 마셔요. 그럼, 바로 당신의 요구를 승낙할게요!"배지수는 술을 힐긋 보았다.얼핏 보아도 700ml는 되는 듯했고 모두 마신다면 분명 많이 힘들 것이다.하지만 지금 상황에 그녀는 마시지 않을 수 없었다."홍 어르신, 약속 지키시길 바랍니다! 마실게요!"궁지에 몰린 배지수는 마음을 굳게 먹었다.그녀는 와인을 들었고 전쟁터에 나가는 병사처럼 강한 의지로 입에 넣으려 했다.술 한 병을 마시면 5억 원을 아낄 수 있으니 아무리 봐도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그 술을 마시면 안 돼!"바로 이때, 밖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어서 임지환이 성큼성큼 걸어들어와 그녀의 손에서 와인을 빼앗았다."임지환, 네가 왜 온 거야?"갑자기 나타난 임지환을 보고 배지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당연히 내가 데리고 왔지! 바보야, 우리가 조금만 늦게 왔더라면 오늘 무슨 일을 당할지도 몰라!"고미나는 배지수의 앞을 가로막았고 적대적인 표정으로 홍사를 바라보았다."배지수 씨, 이게 무슨 뜻이죠?"갑자기 들이닥친 임지환과 고미나를 보며 홍사는 눈살을 찌푸렸다.배지수는 난처한 듯 말했다."홍 어르신, 이들은 모두 제 친구입니다. 이 술은, 제가 꼭 마실게요!""이 술, 마시면 안 돼!"임지환은 배지수를 신
원래 술만 마시면 해결되는 일이었다.그러나 임지환이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오늘 쉽게 빠져나갈 수 없을 것 같았다!"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왜 사과를 해야 해? 정말 사과를 한다 해도 저 사람이 사과해야 하는 거야!"임지환은 여전히 허허 웃고 있었다."하하하, 감히 나한테 사과를 하라고? 술 먹고 멍청해진 거야? 네가 방금 한 그 말 때문에 오늘 대가를 치르지 않고서는 이 문을 나설 생각 하지 마!"홍사는 화가 극도로 치밀어 올랐고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비서에게 손을 흔들었다.비서는 바로 그의 뜻을 알아차리고 곧장 걸어 나갔다.임지환은 모든 것을 보고 있었지만 막지 않았다."홍 어르신, 화를 푸세요! 오늘 저희를 봐주신다면 어떤 조건이든 모두 승낙할게요!"배지수가 입을 열어 사정했다."그래요. 이 정도 태도면 얘기할 만하죠! 나도 억지를 부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한 사람당 5억 원씩 10억 원만 주세요! 그리고 저 사람에 대해서는... 무릎을 꿇고 큰절 백번을 한다면 이 일은 여기서 마칠게요!"홍사는 임지환을 가리키며 가볍게 입을 열었다."내가 승낙하지 않으면요?"임지환이 눈썹을 치켜올리고 물었다."당신들한테 묻는 게 아니야! 오늘 허락하고 싶지 앟아도 허락해야 할 거야!"홍사가 험상궂게 웃으며 답했다."임지환 씨, 지금 상황에 고집 좀 피우지 마요. 홍 어르신이 부른 사람들이 오기 전에 어서 도망칩시다!"고미나는 사무실을 향해 몰려오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배지수를 끌고 도망가려 했다."홍 어르신, 10억 원을 드릴 테니 저희를 용서해 주세요!"배지수는 당황한 나머지 가방에서 진성이 준 수표를 꺼냈다.수표를 본 홍사의 눈에는 탐욕이 드러났다.그는 그저 무심히 한마디 했을 뿐인데 이 계집애가 정말 순순히 돈을 꺼낼 줄은 생각지 못했다.그가 수표를 가지러 가려는 순간 임지환이 앞으로 걸어가 그의 앞길을 막았다."길 막지 마, 이 녀석아. 10억 원을 줬으니 오늘 일은 없던 것으로 해줄게. 만약 계속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