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요? 그걸 왜 이제야 말해요?”“의사 면허도 없는 사람에게 수술을 시키다니요, 원장님께서 아시면 저희는 다 쫓겨납니다!”조수가 사색이 되어서 말했다.조형석이 냉정하게 말했다. “뭐가 그리 무섭다고 그래! 너희들은 여기서 환자나 잘 지키고 있어. 난 저 명의님과 어떻게든 관계를 엮어볼 테니까!”말을 마친 그는 동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뒤쫓아나갔다.“임지환, 어떻게 됐어?”임지환이 응급실 밖으로 걸어 나오자, 이청월이 다급히 물었다.“들어간 지 10분도 안 돼서 나왔는데, 그 사이에 사람을 살렸다면 그건 허준이 살아 돌아온 거지.”유세아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보기에는 소송에 휘말릴까 봐 급히 도망쳐 나온 것 같은데! ”임지환이 고개를 들어 유세아를 보며 천천히 말했다. “당신 뜻대로 풀리지 않게 됐어. 당신 예비 신랑은 곧 깨어날 거야.”“말도 안 되는 소리! 그 사람이 먹은 독의 양으로 봤을 때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살아있을 수 없어!”“너 지금 날 속이는 거지. 분명 속이고 있는 거야!”미쳐가는 유세아를 보며 임지환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문일이가 이미 자수했으니 곧 경찰이 올 거야.”“법망은 허술한 것 같아도 절대 빠져나가지 못해. 남은 세월 감옥에서 어떻게 보낼지나 생각하는 게 좋을 거야.”말을 마친 그는 뱀처럼 악독한 여자를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서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다.“방금 누가 난동을 부린다고 했어요?”임지환이 자리에 앉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병원 보안팀이 뛰어왔다.유세아는 손을 들어 임지환을 짚으며 말했다. “저 사람이요. 얼른 저 사람을 잡아가세요!”“감히 병원에서 난동을 부리다니. 살고 싶지 않은가 보네!”보안팀 대장으로 보이는 강한해가 눈을 감고 앉아 있는 임지환을 보고는 옷소매를 걷으며 말했다.보안 팀원들이 손을 쓰기도 전에 조형석이 응급실에서 뛰어나왔다.“강 대장님, 전에 일은 다 오해입니다.”“임 선생님은 우리 병원의 VIP이니 절대로 미움을 사서는 안 됩니다.”
유세아의 얼굴에는 불만이 가득했다.그녀가 오랜 시간 공을 들인 건 오늘 이 순간을 위해서였다.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임지환이 국면을 어지럽히고 다 된 밥에 재를 뿌릴 줄은 생각지 못했다.그래서 그녀는 빨리 그 답을 알고 싶었다.“당신 손이 바로 가장 큰 실마리였어!” 임지환이 담담히 말했다.그 말을 들은 유세아가 검은빛을 띠는 자신의 손톱을 내려다봤다.그녀는 순식간에 바람 빠진 풍선처럼 풀이 죽었다.“내 계획이 결국 네 손에 의해 무산될 줄은 생각지 못했네.”유세아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마지못해 경찰에게 끌려갔다.“죗값을 받는 거지 뭐.”이청월은 유세아의 뒷모습을 보며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었다. “난 아직도 잘 이해가 안 돼. 손가락이 왜 가장 큰 실마리였다는 거야?”“장시간 청산가리를 접하게 되면 손가락이 분명 변화가 생기지.”“만약 유세아가 범인이 아니라면 오늘 섭취한 약물의 양으로 보았을 때, 손가락이 검게 변할 리가 없어.”임지환이 침착하게 설명했다.“하지만 아까 분명 장갑을 끼고 있었는데...”“넌 어떻게 알아챈 거야? 설마 투시라도 하는 거야?”이청월은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물었다.그때, 조형석이 입을 열었다. “제 생각에 임명의 님은 냄새로 알아챈 것 같습니다.”“맞아. 처음 유세아를 봤을 때, 몸에서 특이한 냄새를 맡았어.”“변정한의 안색을 보고는 확신이 들었지.”임지환이 고개를 끄덕이며 조형석의 말에 동의했다.청산가리는 비록 냄새가 거의 없지만, 임지환의 후각으로는 유세아가 아무리 향수를 많이 뿌려도 맡을 수 있었다.변정한의 미간이 옅은 검은색을 띠는 것도 만성중독의 특징이었다.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역시 임 대사이십니다. 그렇게 자세하게 관찰하시다니요. 정말 대단하십니다!”어디선가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리고 한 중년남성이 한 무리의 사람과 함께 걸어왔다.바로 예전에 임지환과 안면이 있는 류일이었다. 그는 성천 병원 원장이다.류일과 함께 온 배
“치료는 둘째치고, 네 놈이 내 아들을 때려서 저 지경이 됐으니, 널 경찰에 신고할 거야.”배전중은 재빨리 호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당장이라도 경찰에 신고할 기세였다.“배인국이 총을 지니고 있었어요. 신고한다 해도 난 기껏해야 과잉방위일 뿐이에요.”임지환이 천천히 말을 이었다. “당신의 귀한 아들의 총기 소지 혐의가 얼마나 엄중한 범죄인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겠죠!”“뭐라고? 배인국이 총을 가지고 있었다고? 당신네 배씨 가문은 진짜 간도 크네요!”이청월이 참지 못하고 욕을 했다.그녀는 자기가 떠난 후 이런 일이 생겼을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배전중의 얼굴이 굳어지더니 휴대폰을 넣고 차갑게 말했다.“그렇다 하더라도 네가 내 아들을 때려서 식물인간을 만든 값은 톡톡히 치러야 할 거야!”“당신 말대로라면 임지환이 잘못했다는 건가요?”이청월이 화가 난 듯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배영지가 입술을 꽉 깨물고 말했다. “지금 병상에 누워있는 사람은 우리 오빠야. 만약 우리 오빠가 깨어나지 못하면, 임지환은 살인자가 되는 거야!”“이런 재수 없는 놈. 어서 무릎 꿇고 사과하지 못해!”유옥진이 호되게 꾸짖었다.임지환은 그녀를 힐끗 보고는 냉랭하게 말했다.“내가 왜 무릎을 꿇어야 하는데요? 잘못한 건 배인국이에요. 난 그저 받은 대로 돌려줬을 뿐이라고요!”“너 이 녀석,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배전중이 화를 참지 못하고 말했다. “네 눈에는 법도 없어?”“분명 당신네 아들이 먼저 총으로 위협했는데, 왜 잘못은 임지환에게만 있는 거죠?”이청월이 팔짱을 끼고 앞으로 나서며 임지환을 도와서 말했다.“아가씨, 이건 우리 배씨 가문과 임씨 사이의 원한이니까 끼어들지 마세요!” 배전중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배인국이 저렇게 된 건 마땅한 벌을 받은 것뿐이에요!” 임지환이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그의 웃음은 배전중의 눈에는 시비를 거는 것으로 보일 뿐이었다.“이씨 가문이라는 뒷배가 있으니 이 어른들을 무시한다는 거야?” 유옥진이
50억 배상금?이 말을 들은 배지수는 한숨을 들이켰다.“큰아버지, 욕심이 너무 과하신 거 아니에요?”“내가 욕심이 과하다고?”배전중이 어딘가 믿는 구석이 있는 듯 말했다. “류 원장도 여기 계시는데, 너 한번 물어봐, 인국이를 살리려면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한지!”류일이 곧바로 설명했다. “현재 국내 의료 수준으로는 배인국을 살리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만약 해외에 가서 치료한다면 50억도 부족할 듯싶습니다.”“너 들었지! 내가 헛소리를 한 게 아니라고!”“지수야, 50억을 지금 당장 내놓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어.”“하지만 네가 가지고 있는 경성그룹 주식을 담보로 해도 되잖아!”배전중은 짐짓 배포가 큰 사람처럼 말했다. “네가 가지고 있는 주식이 비록 그 정도 값은 안 되지만, 넌 우리 가족이니까, 우리가 조금 손해를 봐도 괜찮아!”“할아버지, 이게...”배지수는 어쩔 수 없이 배국권에게 도움의 눈길을 보냈다.배국권은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지수야, 나는 집안일을 판단할 자격이 없으니, 이 일은 네가 큰아버지와 논의해 보렴!”“안 돼요! 우리가 왜 50억을 내야 하는데요!”“사람을 때린 건 임지환이니, 이 돈도 저 녀석이 내야지!”유옥진은 배전중이 50억이라는 금액을 제시하자 순간 긴장했다.그녀는 모든 잘못을 임지환에게로 돌렸다.“엄마, 저 때문에 일어난 일이니, 저도 어느 정도 책임은 있어요!” 배지수가 천천히 설명했다.하지만 유옥금은 고집을 꺾지 않고 여전히 임지환을 노려보며 말했다. “이 봐, 임 씨, 너 만약 오늘 돈을 가져오지 않으면 난 네 앞에서 죽어버릴 거야!”“죽고 싶으면 그렇게 하세요. 전 말리지 않을게요!” 임지환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하늘도 무심하시지! 세상에 어떻게 너 같은 인간이 있을 수가 있는지! 3년 동안 우리 집을 해친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풍비박산을 내려고 하다니!”유옥금은 자신의 위협이 임지환에게 먹히지 않자, 특기인 떼쓰기를 선보이기 시작했다.“임지환, 이 일을 어떻게 해
“이제 보니 자네들은 하나같이 식견이 짧구먼그래!”이성봉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이가주님, 그게 무슨 뜻이죠?”배국권이 의아한 눈길로 물었다. 왠지 말 중에 뜻이 있는 것 같았다.배전중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아버지, 굳이 더 말할 것도 없어요. 돈만 주면 돼요!”“아무것도 아닙니다. 배 씨 가문에게는 모르는 게 약일 수도 있어요.”말을 마친 이성봉이 배전중을 힐끗 쳐다봤다.“자네도 너무 기뻐하지는 말게. 이 돈은 자네 가문에게 주지만, 이 돈이 자네 그 쓸모없는 아들한테 쓰이는지 우리 회사 총무한테 얘기해서 확인하도록 할걸세.”배전중의 표정이 굳어지며 말했다. “이가주님, 저희 가문 일에 너무 많이 관여하시는 것 아닌가요?”“이 돈은 자네 아들을 대신해서 가져가는 것 아닌가. 그럼 당연히 자네 아들에게 쓰여야지. 설마 마음대로 빼돌리려는 건 아니겠지?”“만약 그렇다면 자네 집안 어르신도 가만있지는 않으실 텐데?”이성봉은 배전중의 마음을 꿰뚫고 있는 것처럼 날카롭게 말했다.“내가 비록 나이가 들었어도 그 정도는 아니야.” 배국권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일이 잘 해결되었으니 다들 이제 돌아가시지!”이성봉이 손을 저으며 파리 내쫓듯 배씨 가문 사람들을 돌려보냈다.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도 감히 나서서 대들지 못했다.배씨 가문 어르신조차 한숨만 내쉬고 자리를 떠났다.그렇기에 아래 가족들은 더더욱 싸움에서 진 닭처럼 풀이 죽어서 나갔다.이성봉 앞에서 그들은 감히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임지환, 너한테 진 빚은 내가 어떻게든 갚을게.”배지수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결국 임지환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비록 임지환의 일 처리 방식이 너무 과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일로 진 빚은 여전히 마음속에 새겼다.“갚을 필요 없어. 넌 나한테 빚진 게 없으니까.” 임지환이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지금은 이씨 가문이 네 뒤를 봐주고 있다는 걸 알고 있어. 그래서 아마 지금 좀 뿌듯하겠지.”배지수가 입술을 살짝
천성 병원, VIP 병동.“재석 도련님, 이성봉이 끼어들지만 않았어도, 저희의 계획은 분명 성공했을 겁니다.”배전중이 한재석의 뒤에 공손하게 서서 원통한 표정으로 말했다.“실패는 실패입니다. 이유를 붙이지 마세요.”한재석이 귀찮은 듯 손을 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성봉의 출현은 확실히 저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도련님, 진짜 임지환과 이씨 가문을 대적할 방법이 없는 걸까요?”배영지가 병상에 누워서 의식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배인국을 보며 분이 풀리지 않아서 말했다.“그건 아니지...”한재석이 문득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3일 뒤, 진가 큰 도련님이 친히 강한시에 오십니다.”“말씀하신 큰 도련님이 설마 연경 진씨 가문 그 분은 아니겠죠?” 배전중이 물었다.“임지환이 내 동생을 죽이고 진씨 가문을 손에 넣으려는 큰 도련님의 계획도 망쳤으니 일찌감치 그분의 눈 밖에 났지!”“3일 뒤, 큰 도련님께서 오시면... 그 녀석은 죽음을 면치 못할 거야!”한재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서늘했다....연경시, 천주 감옥.SUV 차량 한 대가 어떠한 제재도 받지 않고 달려와서 감옥 입구 앞에 멈춰 섰다.훤칠한 청년이 온몸에서 칼날 같은 차가운 아우라를 내뿜으며 SUV 차량에서 천천히 나왔다.그는 군복을 입고 있었는데 어깨에 걸린 견장에는 무궁화 위에 대나무꽃 하나가 얹어져 있었다.서른 살 조금 넘어 보이는 이 젊은 청년이 육군 소령이었다!“진 소령님!”문을 지키던 경비원이 이 청년을 보는 순간 곧바로 경례를 올렸다.젊은 군인은 고개를 끄덕이고 천천히 말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추패왕에게 데려다줘.”“네!”경비원은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그를 데리고 진시 감옥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은 10분가량 걸어서 감옥 맨 아래층에 도착했다.감옥 맨 아래층에는 독방 하나뿐이었다.이 독방에는 진시 감옥에서 가장 험악한 인물이 갇혀있다.펑펑펑...1평 남짓한 독방에서는 쇠를 두드리는듯한 큰 소리가 들려왔다.
이 바닥은 시멘트였기에 단순히 두 발로 발자국을 남겼다는 것만으로도 이 노인의 내공이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었다.“숙부님, 제가 오늘 온 이유는 숙부님을 모시고 나가 절세 고수와 겨루도록 하기 위함입니다.”말을 마친 진용이 들고 있던 자료를 건넸다.철컹철컹...말이 끝나기 무섭게 숙부라고 불리는 중년 남성이 벽에 걸려있던 쇠사슬을 끊어버렸다.그의 앞에서는 쇠로 만든 쇠사슬도 종이조각처럼 아무런 효과도 발휘하지 못했다.진용은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깜짝 놀라서 저도 모르게 총에 손이 갔다.하지만 그가 총을 꺼내기도 전에 추숙부가 이미 그의 앞에 서 있었다.“걱정하지 마. 내가 너를 죽이려고 했다면, 넌 아까 이미 죽었어!”추 숙부는 진용을 힐끗 보고는 손을 뻗어 파일을 가져갔다.그가 서류봉투를 열었을 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놀랍게도 임지환의 사진이었다.“서른 살도 안 돼 보이는 애송이가 어떻게 절세 고수라는 거야?”파일에 있는 평범한 청년을 보며 추숙부의 검처럼 날카로운 짙은 눈썹이 살짝 들리더니, 눈에는 경멸로 가득 찼다.그는 이런 레벨의 상대는 눈에 들지도 않았다. 진 씨 이 녀석이 그를 놀리는 거로 생각했다.진용은 마음속의 공포를 억누르며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말했다.“숙부님, 이 자식을 얕보시면 안 됩니다. 이 녀석은 직접 조성균을 죽인 인물로 무술 대가의 실력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지켜봤습니다.”“조성균?”“3년 전 그가 종사 경지에 입성한 후 사람을 찾아서 감옥에 와서 나와 한 번 겨룬적이 있었어.”“그런데 그 녀석, 내 앞에서 열 수도 버티지 못했어!”추숙부가 뒷짐을 진 채 천천히 말했다.그 말을 들은 진용의 표정이 달라졌다.그는 비록 어머니에게서 숙부의 사적을 듣기는 했지만 모두 50여 년 전 일이었다.그때 혼란스러운 시기에는 무술 능력이 신격화되는 경우가 많았다.그래서 사실 그는 이 숙부에게 큰 존경심은 없었다.그런데 이미 종사 계열에 입문한 조성균이 이 노인 앞에서 열 수도 버티지 못했다고 하니 충
용은 저택.“임진임님, 말씀하신 대진은 이미 규모를 갖추었습니다.”“진 씨 어르신의 재료만 도착하면 용은 저택은 용은산의 중심이 될 겁니다.”장검을 짊어진 오양산이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임지환을 보며 자랑했다.불과 하루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용은 저택 내부와 외부는 완전히 달라졌다.줄기줄기 안개가 지맥의 눈에서 천천히 피어오르더니 용은 저택을 신궁 선경처럼 돋보이게 했다.산기슭에서 올려다보면 용은 저택은 안개에 둘러싸여 있는 것처럼 보였다.“오양, 이 대진에 무슨 설법이라도 있나요?”저택의 영기를 느끼며 임지환의 마음은 유난히 편안했다.“제가 배치한 대진의 이름은 신용현주진입니다.”“용은산의 산세가 용의 모양을 띠고 있는데 저의 리모델링을 거쳐 이제 진정한 명당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이 지맥의 눈은 신용의 입에 물고 있는 그 영주입니다.”“대진만 완공되면 지맥의 눈이 영기를 뿜어내는 속도가 예전의 다섯 배 이상 빨라질겁니다.”오양산이 고개를 흔들며 득의양양해 있었다.임지환이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보아하니 진짜 재능이 있는 분이시네요. 제 옆에 있으면 좀 억울하겠어요.”“진인도 참.”오양산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진인을 대신해 일할 수 있다는 건, 부잣집 원주민들에 의해 공양 되는 것보다 영광스럽습니다.”선천적인 무사는 도가에서 득도한 진인으로 불린다.무도가 몰락하고 신선이 사라진 이 시대에 이런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건 놀라울 정도로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닐 리가 없었다.오양산이 임지환의 옆에 남아있는 이유는 그의 잠재력을 보았기 때문이다.어쩌면 임지환은 항성 송씨 가문 사람들과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하지만, 임지환이 다시 무사의 길로 나아간다면, 그야말로 진정한 일비충천이었다.그때가 되면... 송씨 가문 열 개가 와도 부족할 것이다.물론 지금 임지환의 개인 실력으로는 선천에 입문한다 해도 송씨 가문 같은 백 년 가문과 맞서기에는 부족할 것이다.“아첨하는 말은 그만 하세요.”“시간이 거의 다 되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