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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오남미는 온몸이 쫄딱 젖어서 초라한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부모님과 오남준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어딜 돌아다니다가 이제야 오는 거니?”

장수지가 굳은 목소리로 그녀를 야단쳤다.

“선 한번 보라는데 그게 그렇게도 싫었어?”

오남미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엄마를 바라보며 물었다.

“엄마, 내가 무슨 일을 당하고 온 건지는 알아?”

“알아. 남준이한테 다 들었어.”

장수지의 말에 오남미는 울컥 눈물이 나왔다.

“남자가 좀 만질 수도 있지. 그러려고 선 자리 나간 거잖아. 차라리 둘이 같이 밤을 보내고 왔으면 나도 이렇게 걱정은 안 했을 거야. 너도 동생 앞길을 생각해야지. 애가 왜 그렇게 이기적이니?”

“엄마는 대체 날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오남미가 울며 물었다.

오덕화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 그는 장수지를 힐끗 노려보며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애 앞에서 못 하는 말이 없어.”

“딸한테 그런 말도 못해요?”

장수지가 눈을 부릅뜨며 기세등등하게 말했다.

“선 자리를 망쳤으니 우리 남준이는 언제 장가가요? 누나가 동생 위해서 그 정도는 도와줄 수 있지. 뭐가 문제예요?”

아내가 떠드는 소리에 오덕화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오남미는 그제야 상황을 알아차렸다. 당시 오남준은 레스토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나중에 그녀가 도망치고 난 뒤에 도착해서 이대광의 말만 듣고 집에 와서 말을 전한 게 분명했다.

오남미는 이 일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속으로 고민했다.

“누나, 그래서 진짜 나 안 도와줄 거야?”

오남준이 갑자기 다짜고짜 우는 소리를 했다.

“나 누나 동생이잖아. 누나도 날 안 도와주면 누가 날 도와주겠어? 나 진짜 설아랑 결혼하고 싶단 말이야. 설아한테 버림받으면 나가서 콱 죽어 버릴 거야!”

“남준이 죽으면 우리도 못 살아. 다 같이 죽어!”

장수지까지 합세해서 목청을 높였다.

죽겠다고 협박하는 동생과 엄마를 보자 오남미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남미야, 네 마음은 알겠지만 엄마랑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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