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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이날, 임설아는 짜증이 나서 밤잠을 설쳤다.

그렇게 노골적으로 다가갔는데도 천도준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남자의 심리에 대해 누구보다 잘 파악한다고 자부하던 그녀의 자존심이 철저히 무너졌다.

알게 모르게 그에게 호감을 표시했고 자존심 굽혀서 사과까지 했다.

그래서 한 번만 더 찾아가서 약한 모습을 보이면 남자가 당연히 넘어올 줄 알았다.

물론 그와 연인이 되기는 힘들겠지만 이런 사람은 알아두면 나중에 콩고물이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있었다.

그런데 천도준의 싸늘한 반응은 그녀의 상상 밖이었다.

그녀는 미쳐버릴 것 같은 심정이었다.

다음 날 아침, 오남준이 모닝콜을 걸어왔지만 전처럼 살갑게 대해줄 수 없었다.

그녀는 천도준에게서 당한 짜증과 분노를 전부 오남준에게 쏟아냈다.

“오남준, 아침부터 짜증나게 왜 전화질이야?”

“설아야, 전부터 내가 모닝콜을 해주기로 했었잖아.”

오남준이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모닝콜은 무슨! 밤새 못 자서 짜증 나 죽겠는데!”

임설아는 짜증스럽게 머리를 헤집었다.

“뭐? 밤새 못 잤어? 내가 지금 바로 갈게. 그렇게 힘들면 오늘은 출근하지 말고 집에서 쉬어.”

오남준이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출근 얘기가 나오자 임설아의 분노가 다시 폭발했다. 오남준의 이런 무의미한 관심은 그녀에게 부담일 뿐이었다.

“출근 안 하면? 오남준 네가 나 먹여 살릴 거야? 그럴 시간 있으면 결혼자금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이나 좀 해봐. 대체 약혼은 언제하고 결혼은 언제 하니? 하기 싫으면 당장 그만둬!”

오남준이 다급히 말했다.

“설아야, 걱정하지 마. 집에서 이미 방법을 생각하고 있어. 약혼식 날에 네가 요구한 결혼자금 마련해 볼게.”

“뭘 그렇게 어렵게 생각해? 매형이 그렇게 부자인데 그냥 달라고 하면 되잖아!”

탁!

그 말을 끝으로 임설아는 대답도 듣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천도준을 꼬시는 건 이미 실패로 돌아갔고 오남준에게서 돈까지 받아내지 못하면 그와 공들인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임설아가 사는 집 아래에서 통화 중이던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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