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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그런 거 아니야! 이건 뭔가 잘못됐어!”

장수지가 절규하며 소리쳤다. 체면을 위해 일부러 서른 테이블이나 준비하고 아는 사람은 깡그리 불러왔는데 그 사람들에게서 온갖 비난과 비웃음을 당하고 있으니 죽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설마 저 순진한 여자애가 약혼식 날에 사람들 앞에서 거짓말을 하겠어?”

누군가의 목소리가 사람들 틈에서 들려왔다.

“정말 너무하는 사람들이네. 능력도 없으면서 저런 순진한 애를 꼬셔서 결혼하려고 한 거야?”

장수지는 인상을 찡그리고 고개를 홱 돌렸지만 목소리의 주인이 누군지 찾아낼 수 없었다.

그녀는 시뻘겋게 달아오른 눈으로 오남미의 앞에 다가갔다.

짝!

그리고 손을 들어 오남미의 뺨을 때렸다. 오남미는 멍한 얼굴로 엄마를 바라봤다.

장수지는 당장이라도 딸을 잡아먹을 기세로 고함쳤다.

“나쁜 계집애! 협의가 다 되었다면서? 설아가 그러겠다고 했다면서? 이게 어떻게 된 거니!”

“엄마….”

오남미가 뭐라고 해명하려고 했지만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하객들의 비난소리는 점점 거세지고 있었다.

장수지가 울음을 터뜨리며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아이고, 내가 못살아!”

오덕화도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공들여서 준비한 아들의 약혼식에서 이토록 창피를 당할 줄은 누가 알았을까?

털썩!

그는 의자에서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누나, 어떻게 된 거야!”

오남준이 눈물 콧물 쥐어짜며 그녀에게 따지듯 말했다.

“도와줄 능력이 없으면 가만히라도 있을 것이지, 이게 다 뭐야!”

만약 오남미가 임설아와 미리 상이가 되었더라면 그가 아는 임설아는 약혼식에서 이런 일을 벌일 사람이 아니었다.

“그게….”

오남미도 억울함에 눈물이 나왔다.

이때, 사람들 틈에서 노인 한 명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는 오덕화와 장수지를 손가락질하며 잔뜩 실망했다는 투로 말했다.

“정말 내가 너희들 때문에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 동네방네 소문나게 성대하게 약혼식을 준비해 놓고 그까짓 2천만 원이 없어서 이 난리를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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