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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장학명은 서류를 그녀의 책상에 내려놓으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아가씨, 첫날이라 피곤하실 텐데 쉬어가면서 하세요.”

“저 괜찮아요.”

고청하는 그제야 고개를 들고 장학명에게 물었다.

“부사장님, 이 서류들은 뭐예요?”

장학명은 고청하의 천사 같이 순수한 얼굴을 보고 가슴이 벌렁거렸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그가 다급히 말했다.

“정태건설이 저희 회사랑 협업하고 싶다고 보내온 자료들입니다. 현재 저희 측에서도 가장 주의 깊게 지켜보는 사업이기도 하고요.”

“정태건설이요?”

천도준이 부장으로 있는 회사 얘기가 나오자 고청하는 다급히 서류를 펼쳤다.

장학명이 옆에서 설명했다.

“지난 달에 정태건설은 서천 재개발 사업을 성공적으로 입찰했습니다. 운이 좋았던 거죠. 그들이 그 프로젝트를 입찰한 뒤로 곧이어 의성그룹에서 우리 시의 재개발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어요. 게다가 서천을 꼭 집어서 우선 고려 대상이라고도 말했고요. 그렇게 돼서 지금 서천구 땅값이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습니다.”

“잘된 일 아닌가요?”

고청하가 말했다.

“그쪽과 협업하면 우리한테 돌아오는 것도 많을 텐데요.”

“그렇긴 하지만 정태건설은 성숙한 기업의 자질을 갖춘 회사가 아닙니다.”

장학명이 변명하듯 말했다.

그 말을 들은 고청하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

“그거 핑계인 거 알아요. 나 이래 봬도 아버지 옆에서 경영을 배운 사람이에요. 단가를 올리고 싶으면 그렇다고 솔직히 말씀하세요.”

“예. 역시 아가씨는 눈치가 빠르시네요.”

장학명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실 저희가 계속 확답을 안 주는 것도 일부러 정태건설을 조급하게 만들어서 우리한테 유리한 쪽으로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함입니다.”

“아가씨 말씀처럼 회사 자질 문제는 아주 중요한 고려대상이지요. 정태건설은 서천구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손에 넣었으니 우리 쪽에서도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영일자재의 대표로 부임한 뒤로 어떻게 하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가 그의 가장 큰 고려대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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