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우가 벌떡 일어서서 떠날 준비를 했다.반면 남가현이 이혼 합의서를 접으면서 말했다."서명하지 않아도 돼. 법원에서 만나!"신정우가 저지른 일은 말할 것도 없고, 남가현은 마음이 떠난 지 오래였다.정오가 돼서 남가현이 남지훈과 소연을 찾았다.이혼을 할 거라는 남가현의 말에 남지훈과 소연은 깜짝 놀라 동시에 서로를 바라보았다."누나, 잘 생각해 봤어?"남지훈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한번 뱉은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어."남가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충분히 생각해 보고 내린 결정이야. 지금 내 삶은 엉망진창이 돼버렸어. 그가 내 아이까지 해치게 할 수 없어. 그가 이혼 합의서에 서명을 안 하면 정식으로 이혼 소송 걸 거야."사실 신정우가 자기 누나를 속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남지훈은 이미 둘의 이혼을 예감했었다.예상했던 것보다 빨라서 남지훈이 살짝 놀랐을 뿐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그가 T 그룹에서 죄를 범할 줄은 더더욱 몰랐다.그는 입술을 깨물더니 물었다."누나, 이혼하면 다른 계획 있어? 생각해 봤어?"남가현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앞으로의 길은... 어떻게 나가야 할지 나도... 생각 못 했어."그녀는 앞길이 막막하고 조금의 빛도 보이지 않는다고 느꼈다.'아이 둘을 둔 여자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남지훈이 잠시 멈칫하더니 말을 꺼냈다."누나, 나도 어제 소연이랑 이 얘기에 대해 논의해 봤어. 소연이가 추천해 준 건데 네일아트숍이나 메이크업숍을 차리는 게 어때? 일하면서 아이들까지 돌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하더라고.""투자금은 걱정 마! 고향 토지 보상금으로 충분할 거 같아."현재 그는 가진 돈이 많지 않아서 토지 보상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나중에 다시 얘기해."남가현이 슬픈 얼굴로 한숨을 쉬었다.이때 소연이 입을 열었다."언니, 이혼을 결정했다면 미리 준비를 해야 해요. 정우 씨는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을 운명이 되겠죠. 언니보다도 아이들을 먼저 생각해야 해요. J 도시에 이 분
그날 밤 남가현은 밤새도록 울었다.포기해야 할 때가 되면 손을 놓아야 하는 것은 맞지만, 늘 가슴을 아프게 하는 건 사실이었다.지구는 평소처럼 자전했고 해는 평소처럼 떠올랐다.다음날 아침.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남가현과 신정우는 구청에 방문하여 이혼서류를 발급받았다.남가현은 T 그룹이 언제 조사를 벌일지 몰라서 그날을 대비해 미리 이혼 합의서에 집과 차, 심지어 신정우의 월급까지 한 푼도 요구하지 않는다고 명시해 두었다. 대신 100만 원씩 매달 위자료를 그녀에게 주어야 했다.'매달 100만 원이면 많지도 않잖아, 에잇, 한꺼번에 일 년 치 주고 말지. 일 년 치라 해봐도 1200만 원밖에 안 되잖아.'신정우에게 이건 어쩌면 일종의 해탈이었을지도 모른다.신정우와 이혼하면 그녀도 서둘러 정착할 집을 찾아야 했다.한편, 남지훈 쪽에서는 고향 땅의 인수금이 이미 입금되었다. 입금 속도가 남지훈의 상상를 초월할 정도로 빨라서 그도 살짝 당황했다.누나가 집을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소연에게 학원이 어디 있는지 물어보라고 했다.남지훈과 소연이는 점심 식사를 하러 누나의 집에 방문했다.남용걸과 최선정은 소연이를 처음 만난 자리였다. 소연이의 분위기를 보아하니 남용걸의 수술비도 소연이에게서 빌린 것이라고 짐작했다."아저씨, 아주머니,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소연이라고 합니다."소연은 매우 공손했다.결혼 계약서에 서명한 계약은 그녀는 모두 잊은 것 같았다.그러나 최종 결정 권한은 여전히 그녀의 손에 있었기 때문에 남지훈은 감히 따지지 못했다.남용걸과 최선정은 딸 남가현의 이혼 때문에 기분이 우울해 있었는데 소연을 보고 오랜만에 웃음을 터뜨렸다.신정우는 남가현에게 3 일안에 이사 갈 것을 요구했고, 시간이 상당히 촉박했다.남지훈이 물었다."누나, 명원이랑 명석이한테는 뭐라고 말했어?"부모의 이혼은 자녀에게 반드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는 여전히 두 조카가 가장 걱정스러웠다.남가현이 말했다."일단 이사 간다고 했어. 애들 아빠가 이
이미연이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정우 씨 부모님은 시골에 언제 내려가? 난 아직 신혼생활을 즐기고 싶다고, 적어도 신혼 초에는 따로 살고 싶어. 그리고 그 집에는 내 이름을 추가해서 공동명의로 해 줬으면 좋겠어."신정우는 마침내 이미연의 속셈을 깨달았다.이러한 요구들은 이미연이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던 것들이었다.마음이 조금 언짢았지만 신정우는 말을 이어갔다."걱정 마, 우리 부모님은 도시에서 사는 걸 싫어해. 집은 이름만 추가하면 될 일이고, 아무 문제 없어!"'어차피 혼전 재산이야.'그제야 이미연은 미소를 지었다.다른 한편, 남가현도 S 그룹이랑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살 집을 찾았다.1층은 가게이며, 2층은 침실 3개와 거실 1개로 이루어진 주택이었다.소연의 제안에 따라 남가현은 1층과 2층 전체를 월세 맡아서 들어가기로 했다.그녀는 확실히 가게를 차리기로 마음먹었으면 어찌 됐든 시도는 한번 해보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그들은 슈퍼마켓에서 생활용품 몇 가지를 구매했고 나중에 이삿짐을 옮기기로 했다.남지훈과 소연은 누나 집에서 저녁밥을 먹고 스카이 팰리스에 돌아왔다."소연아, 오늘 여러모로 도와줘서 정말 고마워."남지훈이 말했다.학원 등록을 도와준 것도 소연이었고 가게와 집을 찾은 것도 소연이었다.남지훈은 그저 그들의 운전기사 역할을 도맡아서 했을 뿐이었다."우리 사이에 뭘,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야."소연이가 손사래를 치면서 말했다."그냥 네 누나가 너무 가엽고, 아이를 둘씩이나 데리고 혼자 살아야 한다는 게 정말 쉽지 않을 텐데... 너무 불쌍해."이 말을 듣고 남지훈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누나와 신정우가 오늘 이 지경까지 올 줄은 그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나랑 소연이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3년 후, 정말 담담하게 이혼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미련 하나 없이 헤어질 수 있을까?'아침에 그는 평소보다 더 일찍 일어나 스쿼트를 했다.그녀에게 어울리는 남자가 되기 위해서는 더
이삿짐센터의 효율이 매우 높아서, 덕분에 이사가 빨리 끝났다.남가현의 짐이 많지 않아서인지, 이삿짐을 옮기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이사가 끝나고 남가현이 남지훈에게 메시지를 보내 퇴근 후 소연을 데리고 저녁식사를 함께 하자고 했다.오후에는 일전에 차를 예약했던 가게에 들러 차를 가지고 집으로 향했다.이제부터 남가현의 새로운 삶이 시작된 셈이었다."와우 엄마, 차 사셨어요?"두 아이는 환호하며 펄쩍펄쩍 뛰었다.신정우의 벤츠 차는 산 지가 꽤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두 아이들은 아직 제대로 타본적이 몇 번 없었다."앞으로는 엄마가 매일 학교에 태워다 줄게!"두 아이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남가현도 기분이 좋았다.명석이가 갑자기 뜬금없는 질문을 했다."엄마, 우리 이사하면 할머니, 할아버지랑 같이 안 살죠? 할머니가 매일 엄마를 꾸짖잖아요. 방에서 다 들려요. 할머니 나빠요!"남가현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할머니는 더 이상 우리와 함께 살지 않아. 아빠도 바빠서 우리와 함께 살지 않을 거야."그녀는 여전히 두 아이에게 이혼문제를 숨겼다.지난 6개월 동안 신정우가 밤낮으로 자주 들어오지 않아서인지, 두 아이는 남가현의 말을 듣고도 무덤덤했다.남지훈과 소연은 이미 남가현의 집에 도착해 있었다.남가현이 식사를 준비하는 내내 얼굴에 미소를 잃지 않았다.신정우는 물론 남가현에게도 어쩌면 이혼은 해방이었다."지훈아, 소연 씨. 잠깐 이리 와봐."남가현이 말을 이어갔다."내일부터 이제 학원에 나가야 되니 당분간은 엄마랑 아빠가 애들 돌봐 주기로 했어. 오후에 내가 애들 데리러 갈 때에는 아빠가 잠깐 가게를 봐주실 거야."남가현은 자기의 앞날을 위해 이미 계획을 세운 상태였다.큰 부귀영화를 바라지 않더라도 두 아이가 행복하게 자랄 수 있으면 그녀는 그걸로 만족했다.남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 생각했다.'같은 도시에 살면서 서로 도와주면 좋은 거지. 아버지가 걱정이네.'남가현은 신정우에게 문자메시지로 짐은 다 뺏고,
"아이고, 깜짝이야!"장진희가 깜짝 놀라서 그만 괴성을 내고 말았다."전기가 왜 끊긴 거야?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 보이잖아. 정우야, 어딨어? 어떻게 된 일인지 빨리 알아봐!"신정우는 휴대폰 손전등으로 불빛을 비췄다.그는 재빨리 경비실에 연락했고, 경비 아저씨가 와서 한참을 확인하다가 전기 요금이 밀렸다는 사실을 알려줬다."전력 공사에서도 이미 퇴근을 했으니, 온라인으로 요금 납부하세요! 휴대폰 앱 깔고 납부하시면 됩니다."과거에 이런 일에 신경을 쓰지 않던 신정우는 요금을 어디에 어떻게 납부하는지도 몰랐다. 한참 지나서도 그는 결국엔 전기 요금을 납부하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부득이하게 신정우는 남가현에게 전화를 걸었고 남가현도 별로 거부의 반응이 없이 전화를 받았다."가현아, 집에 지금 정전이 되었는데 네가 대신 요금을 납부해 줘!"남가현은 못마땅한 말투로 말했다."정우 씨, 제정신이야? 나보고 전기세를 내달라고? 전기가 끊기든 말든 나랑 무슨 상관이야?"그녀는 화를 내며 전화를 끊었다.그러나 두 입도 먹지 못하고 신정우한테서 다시 전화가 왔다."가현아, 도와줘. 진짜 할 줄 몰라서 그래. 내가 돈 보내줄게. 전기가 없으면 오늘 밤 어떻게 지내라고?""내 알 바 아니야!"남가현은 다시 전화를 끊었다.그러나 3초가 지나지 않아서 또다시 전화벨이 울리자 그녀는 눈알을 굴리다 전화를 받았다."내가 전기 요금을 내줄 수는 있어. 20만 원만 보내면 전기 요금 내가 납부할게. 날씨도 쌀쌀해지는데 아이들에게 옷을 몇 벌 사준다고 생각해."신정우가 분노를 터뜨렸다."남가현! 너! 돈에 미쳤어?""싫어? 싫으면 끊을게."남가현이 전화를 끊으려는 순간 신정우의 불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알았어! 알았어! 줄게, 주면 되잖아. 지금 바로 입금할게."남가현이 뿌듯한 얼굴로 말했다."고마워!"전화를 끊자마자 돈이 입금되었다.하지만 그녀는 반나절동안만 쓸 수 있을 만큼의 금액만 납부했다.새벽 한밤중에 신정우의 집에 또다시 정전이 발생
신정우의 머릿속이 하얘졌다.그는 자기가 T 그룹에서 임원으로 승진한 줄 알았는데 이게 웬걸? 해고당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이 순간, 그는 갑자기 자신이 해고된 이유를 깨달았다.바로 2억 뇌물수수 사건 때문이라는 것을 짐작했다.아니나 다를까, 임원 중 한 명이 다가와 신정우에게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건넸다."이유를 알고 싶어요? 직접 보세요."신정우의 얼굴이 잿빛으로 변했다.그는 갑자기 몸에서 힘이 빠지면서 무중력 상태가 되어 하마터면 주저앉을 뻔했다.이때 제복을 입은 두 남자가 다가와 T 그룹 고위직 임원들에게 경례를 하고 신정우를 데려갔다.연행되기 전 그는 몇몇 간부들이 남지훈에게 열렬히 다가와 남 사장이라고 부르는 것을 봤었다.고위직 임원이 남지훈 대리에게 남 사장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고 이미연도 약간 당황했다.일정 지위에 오른 상사가 아니라면 T 그룹 간부들은 사장님이라는 호칭을 쓰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도 해고당했기 때문에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운명이었다.T 그룹에는 오래전부터 같은 부서 끼리는 사내연애가 안 된다는 규칙이 있었다. 상사와의 연애는 더욱더 엄중한 처벌을 받기에 충분했다.그들에게는 마른하늘의 날벼락 같은 하루였다.남지훈은 신정우가 체포되든 말든 자기 알 바가아니라는 식으로 이 모든 것을 무시했다.신정우의 말대로 남가현과 이혼한 이상 둘은 이제 아무 관계가 없는 사이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그래도 그는 신정우가 경찰에 잡혀갔다는 메시지를 남가현에게 보냈다.그 메시지를 본 남가현이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졌다.어쨌든 둘은 한때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고 부부였다는 사실은 지워지지 않는다.하지만 얼마나 진실한 감정이던, 시간과 유혹 앞에서 붕괴되고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영원한 사랑은 동화의 세계에서만 존재하는 것 같았다.머릿속의 생각을 떨쳐 버리고 그녀는 열심히 학업에만 전념했다.새로운 삶을 맞이해야 했기 때문에 두 배의 노력을 기울이고 더 신나는 삶을 사는 것이 더 중요했다.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남지훈은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소연이 남지훈에 대한 훈련은 점점 더 잔인해지고 있었다.며칠 전에는 역기를 들고 달리기까지 시켰다.'이렇게 천 번을 당기고 나면 다리 잘려 나가는 거 아냐?'"너... 몇 개나 당길 수 있어?"남지훈이 물었다."나? 난 이런 거 안 해 봤는데. 다리가 굵어져."소연이가 씁쓸하게 웃었다.남지훈이 어안이 벙벙했다.곧 그는 훈련 상태에 들어갔다.기본 날숨 법의 도움으로 그는 실제로 연습하기가 더 쉬워졌다.하지만 천 개를 하고 나니 그는 다리와 발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소연이는 지쳐하는 남지훈에게 힘을 북돋아 주었다."단숨에 2천 개를 끝낼 수 있을 때 복싱 연습을 시작할 수 있어."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훈련하는 동안에도 기본 호흡법에 대한 그의 연구는 멈추지 않았다.훈련 때문인지 기본 호흡법이 가져다준 혜택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현재의 그는 매우 활기차고 에너지가 넘쳤다.하지만 소연은 만약 남지훈이 단숨에 2천 개을 완수할 수 있다면, 하체가 매우 단단해져서 자신을 능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격투 기술을 조금만 더 연습하면 호신술은 문제가 없을 것이었다.그녀는 하체 운동을 하는 남지훈에게 말했다."항상 한 가지는 명심해, 아무리 무예 실력이 좋아도 칼에 대항하지 못한다는 것을. 만약 여럿이 칼을 들고 널 공격하려고 한다면, 그때는 무모하게 덤비지 말고 최대한 빠르게 도망가."이 정도 원리는 그도 알고 있었고 그는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며칠이 지나자 남지훈은 이미 단숨에 2천 개까지 할 수 있었다.소연도 보고 깜짝 놀랐다.'이놈 진짜로 무예 천재야? 한 달밖에 안 됐는데 기본 훈련 항목을 이미 완벽하게 하고 있잖아! 오빠들도 어릴 때 몇 년 동안 연습해야 이 정도 할 수 있었는데, 얘는 뭐지?'"이제부터 복싱이야. 지금은 그 어떤 동작도 가르쳐 주지 않을 거야."그녀가 모래주머니를 두드리며 말을 이어갔다."이 모래주머니를 김명덕이라고 생각하고 최대
지금까지도 남지훈은 그 누나의 이름이 뭔지 몰랐다.그녀는 꽃바구니를 들고 찾아와서 말했다.”지훈아, 네 친구가 가게를 개업했다는 소식을 왜 알리지 않았어? 내가 친구들을 불러서 도와주러 왔어."남지훈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누나 대신해 서둘러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그는 그녀의 방문을 매우 환영했고, 활기찬 에너지에 감탄하며 이미 가게 개업에 대해 알고 있는 그녀의 능력에 또 한 번 놀랐다.대장 누나가 묻자 그제야 남지훈은 자기 누나가 운영하는 가게라고 말해 주었다.남지훈의 운은 항상 좋았다. 그가 만난 사람들 모두 매우 열정적이고 의리를 중시하는 사람들이었다.열기가 한창 뜨거워질 때쯤, 송유리도 가게를 찾았다.그녀는 소연처럼 겸손하지 않았고, 화려한 슈퍼카를 타고 왔다. 뒷좌석에는 꽃바구니도 들어있었다.그녀는 극도로 오기 싫었는데 바쁜 송태수와 송기헌을 대신해서 축하하러 온 거였다. 그녀는 아직 남지훈을 삼촌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꽃바구니를 치우며 소연을 바라보는 그녀의 표정이 더욱 이상해졌다.소연도 송유리를 놀리려는 의도가 다분했다.그녀는 송유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숙모라고 불러봐, 들어나 보자."송유리는 얼굴에 놀란 표정을 짓고, 한참이 지나서야 "숙모"라고 딱 두 마디만 했다.그날 밤, 남지훈과 소연이가 떠난 후 송태수는 송유리와 송기헌에게 소연을 만나면 숙모라고 불러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했었다.그녀는 원망스러운 표정으로 소연을 바라보며 물었다."만약에, 그러니까 내가 소연 씨 둘째 오빠랑 결혼하면 그때는 서로 어떻게 부를 건데요?"소연이가 싱겁게 웃으며 말했다."나는 올케언니라고 부를 테니, 나를 숙모라고 불러도 좋아."송유리는 미련이 없는 표정으로 멍해 있었다.개업 첫날부터 매우 바빴다.남가현은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잠깐 내서 아이들을 데리러 학교에 갔다 왔다.그녀가 돌아왔을 때 문 앞에 불청객이 서 있었다.신정우!옷차림은 단정했지만 헝클어진 머리로 문 앞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신정우의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