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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6화 조건이 뭐죠

이진은 미식가라고 자칭하는 노인이 또다시 나타나자, 경계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거절하려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좋아요.”

이진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건을 바라보았다.

‘방금까지 경계심을 가지던 사람이 이렇게 쉽게 동의한다고? 게다가 아직 조건도 듣지 않았잖아.’

이진의 생각을 알아차린 이건은 따뜻한 손가락으로 그녀의 손바닥을 가볍게 긁었다.

그는 자신의 계획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이진의 기분을 다독여 주었다.

그리고 얇은 입술을 오므린 채 노인을 바라보았다.

“먼저 조건이 뭔지 말해보세요.”

노인도 마찬가지로 이건이 이렇게 쉽게 동의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는지, 잠시 멍하니 있더니 해맑게 웃기 시작했다.

“전 나쁜 사람이 아니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두 사람이 저희 마을에 왔으니 맛있는 음식이라도 대접하고 싶어서 그래요. 저희 마을은 한 달에 한 번씩 맛있는 음식들을 준비해 나눠 먹는 것이 풍속이기도 한 데다가, 젊은 아가씨와 인연이기도 하니 당연히 조금이나마 대접해 드려야 하죠.”

이진은 눈썹을 찡긋거리며 노인을 보았다.

‘이뿐만이 아닌 것 같은데. 혹시 아직도 내 신분에 대해 의심을 품고 있는 걸까?’

이건이 곁에 있었기에 눈치 빠른 이진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이건은 별로 망설이지 않은 채 대답했다.

“그래요.”

“그렇다면 절 따라오시죠.”

노인은 따라오라는 손짓을 하고는 앞장서서 길을 안내했다.

두 사람은 직원들에게 몇 마디 당부하고는 느릿느릿 노인의 발걸음을 따라갔다.

노인과 어느 정도 거리를 벌인 후, 이건은 발걸음을 멈추고는 낮은 소리로 이진의 귓가에 말했다.

“사실 이 마을에 관심이 생겼거든.”

이건은 이곳에서 퇴직 생활을 즐기려는 것이 아니었다.

이진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건이 말을 이어 가기를 기다렸다.

“이곳에서 관광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되지 않아?”

대답을 기다리던 이건은 먼저 입을 열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것은 어젯밤 이진과 함께 마을을 한 바퀴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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