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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9화 가식적인 말

연서의 점차 어두워진 안색을 무시한 채, 이건은 부드럽게 이진의 손을 잡았다.

그것은 연서를 대할 때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이건이 곧장 연서를 지나 자리를 뜨자, 옆에 있던 이진은 웃음을 참느라 고생했다.

이건은 그 모습을 보더니 가볍게 이진의 이마에 딱밤을 때렸다.

“웃고 싶으면 웃어도 돼. 참을 필요 없어.”

“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요?”

이진은 눈썹을 찡긋거리며 물었다.

“유연서 씨는 정말 당신한테 일편단심이네요.”

‘차라리 날 싫어했으면 좋겠네!’

이건은 그녀의 말에 불만 가득한 표정을 보였다.

이진은 그대로 허리를 껴안긴 채 나무에 기대어 그와 한바탕 뜨거운 키스를 하고 나서야 얌전해졌다.

그렇게 두 사람은 지형 정찰에 관한 일을 모두 잊고 말았다.

두 사람 모두 열기가 달아올라 가능한 한 빨리 방으로 돌아가려 했다.

하지만 민박 입구에서 또 익숙한 실루엣을 보게 되었다.

‘저 여자는 하다 하다 이곳까지 몰래 따라온 거야?’

이진이 몰래 탄복하는 동시에, 연서는 두 사람을 향해 열정적으로 손을 흔들며 달려왔다.

“두 사람도 이 민박에서 지내고 있었던 거예요? 제가 마침 간식들을 좀 사 왔는데 드셔보지 않을래요?”

이렇게까지 들이댄 이상 거절할 이유도 없었다.

이진은 눈썹을 찌푸리고 있는 남자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드디어 동의하자 연서는 매우 흥분하였다.

도중에 그녀는 간식을 빌어, 이진을 통해 이건에 관한 소식을 물어보았다.

이진은 그제야 방금 내린 결정을 후회하게 되었다.

이때 핸드폰이 울리더니 정희가 보낸 메시지가 도착했다.

[이건 씨와 이 늦은 시간에 어디로 간 거야? 너 찾으러 방에 찾으러 갔는데 아무도 없네.]

이진은 무표정으로 키보드를 두드렸다.

[돌아오는 길에 유연서를 만났는데, 간식을 사 오더니 우리 방으로 가서 함께 먹자고 하더라고. 가장 중요한 건 내가 그만 동의해 버렸어.]

‘유연서!’

[내가 생각하는 그 유연서야?]

[그럼 그 여자 말고 또 누가 있겠어?]

정희는 놀란 듯한 이모티콘을 보내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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