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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8화 분명 즐기다

이건이 손을 쓰기도 전에 이진은 이미 성공적으로 마을 주민들을 설득했다.

하지만 촌장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이건이 몰래 시장을 찾으러 간 일은 이진만이 알고 있었다.

프로젝트가 성사되었다면, 진행 방향을 정하기 위해 현지 고찰을 진행해야 한다.

이건은 가능한 한 빨리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 이진과 함께 잠시 마을에 머물기로 결정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정희는, 이진이 노는 것에 정신이 팔려 자신을 잊은 줄 알고는 시우 몰래 찾아왔다.

“이진아, 어떻게 나 빼고 여행 올 수 있어? 설마 날 잊은 건 아니지?”

정희가 갑자기 나타나 평소 같은 말투로 투덜대자, 무방비 상태였던 이진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정희?”

이진은 놀란 마음에 눈을 크게 뜨고 그녀를 보았다.

“여긴 어떻게 찾아온 거야? 네가 여기에 온 걸 시우 씨도 알고 있어?”

“시우 씨가 알든 말든 중요해?”

정희는 시큰둥한 말투로 대답하고는, 베란다에 앉아 일하고 있는 이건을 보며 비꼬듯이 말했다.

“내가 누구처럼 남자한테 푹 빠진 여자는 아니거든.”

이진은 갑작스러운 말에 말문이 막혔다.

‘내가 언제 남자한테 푹 빠졌다고 그래?’

이진은 기분이 좋았기에 굳이 따지진 않았다.

“시우 씨가 또 널 화나게 했어?”

“아니거든!”

‘내가 맨날 시우 씨한테 화난 줄 아나 봐! 난 이진이 너 때문에 화가 난 건데!’

정희는 원망하는 듯한 눈빛으로 이진을 보더니, 질투하듯이 말했다.

“이진아, 사실대로 말해봐. 너 나한테 싫증 난 거지? 이렇게 좋은 관광지를 왜 나한테 말해주지 않은 거야?”

“난 일하러 온 것이지, 놀러 온 것이 아니야.”

정희의 말에 그녀는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정희가 목말라 보이자, 이진은 물 한 잔을 따라 정희에게 건네며 물었다.

“시우 씨와 싸운 것이 아니라면, 왜 이 먼 곳까지 찾아온 건데?”

‘시우 씨와 관련된 일이 아니라면 도대체 왜 이 먼 곳까지 온 거지?’

“말했잖아, 시우 씨 때문이 아니라 너 때문이라고!”

정희는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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