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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오늘 패션쇼 망했네

하지만 그런 말에도 하연은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나를 볼 게 아니라 민헤경을 봐야지. 민혜경이 아직 감옥에 있는데, 시간 나면 자주 가서 봐.”

오랜만에 듣는 이름에 서준은 낯빛이 어두워졌다.

“민혜경 얘기는 하지 마!”

서준의 그런 반응에 하연은 피식 웃었다.

“왜? 그렇게 죽고 못 살던 연인도 이젠 싫어졌나 봐?”

서준은 애써 화를 내리눌렀다.

“최하연, 나랑 민혜경 그런 사이 아니야. 왜 내 말을 믿지 않아?”

“그만! 오늘 같은 날에 과거사 들먹이고 싶지 않아. 재수 없으면 어떡해.”

하연은 서준과 혜경이 무슨 사이든,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든 손톱만큼도 관심 없었다.

“난 이만 가봐야 하니 편할 대로 해.”

그 말을 끝으로 하연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하지만 하연이 무대 뒤편에 도착했을 때, 현장은 이미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하연, 왜 이제야 왔어? 큰일 났어.”

예나가 다급한 표정으로 저를 잡아당기자 하연이 놀란 듯 물었다.

“왜 그래? 무슨 일인데?”

“옷이 망가졌어.”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하연은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순간 가위에 갈기갈기 찢긴 메인 의상 몇 벌을 발견했다.

원래 모습을 좀처럼 찾을 수 없는 의상들을 보면서 하연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어떻게 된 일이야?”

“최 사장님, 저희가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와 보니 의상이 이렇게 되어 있었어요.”

“대체 누가 이런 짓을 했는지.”

“이제 어떡해? 패션쇼가 시작하려면 반 시간밖에 안 남았는데.”

“하필 모두 메인 의상들만 문제가 생겼으니, 오늘 패션쇼 망했네.”

“...”

모델들은 서로서로 귓속말로 소곤거리며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예나도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쳤다.

“대체 어떤 개X식이 이랬어? 나한테 잡히기만 해 봐, 내가 그 자식 갈기갈기 찢어 죽일 거야!”

그때 무대 담당자가 재촉했다.

“최 사장님, 이제 준비해 주세요. 모델분들도 나와 주시고요.”

하연은 눈앞에 닥친 상황에 애써 침착을 유지했다.

“아직 얼마나 남았어?”

그 물음에 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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