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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시간 끌기

“어떡해? 이제 5분밖에 안 남았어. 그사이에 끝낼 수 있어?”

예나는 무대 뒤에서 한참 동안 서성이면서 다급한 말투로 물었다.

하연의 속도는 매우 빨랐지만 옷은 여전히 그럴싸한 모양새를 갖추지 못했다.

“아니면 주최 측에 시간 좀 연기해달라고 부탁할까?”

“안돼. 이번 쇼가 얼마나 중요한지 너도 알잖아. 시간을 끌면 파장이 엄청 날 거야.”

“그럼 어떡해? 이대로 마냥 기다릴 수는 없잖아.”

예나의 말에 하연의 움직임은 더 빨라졌다. 심지어 바느질을 시작한 와중에도 머릿속으로 생각을 멈추지 않더니 문득 동작을 멈추며 말했다.

“합당한 이유가 있으면 모를까.”

“그런데 이 시간에 합당한 이유를 어떻게 찾아?”

이에 스태프들도 모두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렇다 할 방법을 생각해 내지 못했다.

“정 안 되면 첫 번째 모델들 한 바퀴 더 워킹하라면 어떨까요? 그러면 적어도 10분 정도는 벌 수 있을 거예요.”

“사람들이 바보도 아니고, 같은 모델이 한 번 더 워킹하면 문제가 생겼다는 걸 금방 알아챌걸요.”

“이번 쇼에 참석한 사람이 많아 일이 커지면 수습하기 힘들 거예요.”

“...”

사람들은 각자 한마디씩 제 의견을 냈다.

그 시각, 하연의 이마에는 이미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하지만 하연은 잠시도 멈추지 않고 옷 수선에 몰두했다.

어느덧 시간이 되자 사회자가 무대에 올라 개막사를 시작했다.

“시작했나 봐. 이제 곧 HT그룹 대표 연설이 있을 거야. 1조 모델들 준비시켜야 할 것 같아.”

예나는 걱정스레 말하면서 얼른 준비하기 시작했다.

당장 뾰족한 수가 없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라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모델들이 질서 정연하게 줄을 서자 예나는 다급하게 물었다.

“하연아, 얼마나 더 필요해?”

“15분 정도.”

예나는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모델들에게 분부했다.

“여러분, 이따 워킹할 때 속도 좀만 늦춰줘요. 결과가 어떻든 우리 함께 노력하여 시간 조금이라도 더 벌어 보자고요.”

“알았어요, 예나 언니. 그렇게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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