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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화 직접 무대에 오르다

하연도 그제야 안도했다.

“아, 다행이다.”

곧이어 하연은 눈을 들어 무대 우의 서준을 바라봤다. 이 시각 서준은 빛을 등지고 있어 얼굴을 확인할 수 없었지만, 마이크를 통해 전해지는 목소리는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서준의 멘트를 듣는 순간 하연은 서준의 의도를 파악했다.

무려 15분이나 지속된 서준의 연설은 계획한 시간을 훨씬 초과했지만 객석에 앉은 기자들은 지루하거나 따분해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서준이 얘기한 HT그룹의 비전은 B시에 거주한 사람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으니까.

모든 사람은 귀를 쫑긋 세우고 서준의 연설에 집중했다.

“이사님,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한 대표님 연설이 왜 이렇게 길죠?”

그때 진호가 호현욱의 귓가에 대고 소곤거렸다.

호현욱은 서준이 시간을 끌고 있다는 걸 눈치챘지만 고작 십몇 분 동안 결과가 바뀔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혹시 따로 준비한 거 또 있어?”

호현욱의 물음에 진호가 이내 대답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오늘 쇼를 망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뒀으니까.”

아니나 다를까, 서준의 연설이 끝나고 1조 모델들이 무대에 오르기 바쁘게 현장 스태프가 헐레벌떡 하연에게 달려왔다.

“최 대표님, 큰일 났습니다. 청자 한복을 입기로 했던 모델분이 갑자기 발을 다쳤어요.”

하연은 너무 놀라 벌떡 일어섰다.

“무슨 일이죠? 모델분은 지금 어디 있어요?”

하연은 스태프의 안내를 받으며 무대 뒤에 있는 라커룸에 도착했다. 그랬더니 청자 한복을 입기로 한 모델이 통증 때문에 바닥에 웅크리고 있었다.

게다가 모델의 발등 위에서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얼른 구급상자 가져와요.”

하연의 부탁에 현장 스태프가 구급상자를 들고 나타났다.

“대체 무슨 일이에요? 어쩌다 다쳤어요?”

“저도 모르겠어요. 하이힐을 신었는데 안에 칼날이 있었어요. 이제 곧 제 차례인데 발이 이렇게 돼서 어떡해요?”

하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모든 상황을 비추어 보면 분명 누군가 일부러 이런 일을 벌인 게 틀림없었다. 하연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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