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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화 타오르는 분노

짙은 담배 냄새가 엄습해오자, 하연은 자신도 모르게 옆으로 당겨 앉아 유신혁과의 거리를 벌렸다.

하연이 눈을 들어 바라보니 유신혁의 이빨 사이로 새까맣고도 누런 치석들이 선명하게 보였다.

하연은 갑자기 속이 메스꺼워지는 듯했다.

하연은 겉으로는 사람다운 모습을 하고 있는 이 중년의 남성이 사실은 구역질이 날 정도로 더러운 남자라는 것을 미쳐 생각지 못한 듯했다.

“뭐 하시는 겁니까? 제가 다가오지 못하게 하려는 겁니까?”

하연이 최대한 숨을 참고 유신혁과 같은 공간에서 숨을 쉬고 싶지 않았다.

“사장님께서는 한서준의 침대에서 겨우 기어 내려와, 눈 깜짝할 사이에 DS그룹의 최하민 대표라는 배를 타셨지요. 그렇게 B시에 돌아오시자마자 우리 같은 원로 직원들은 발밑에 두시다니, 최 사장님, 정말 탄복스러울 따름입니다.”

하연의 입가에 썩소가 번졌다. 하연이 눈썹을 치켜 올리며 말했다.

“오늘 저를 부르신 이유가, 칭찬을 하기 위해서였습니까?”

“물론 아닙니다. 저는 단지 한서준과 놀던 여자는 다른 여자와 어떻게 다른지 알고 싶었을 뿐입니다.”

유신혁이 음흉한 미소를 지은 채, 노골적인 표현을 내뱉으며 하연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유신혁은 며칠 전, 하연에 의해 체면을 구긴 일을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형식적인 겉치레에 불과한 여자인 줄 알았는데, 각 부서의 문제에 대해 날카롭게 일침을 가했어. 능력이 출중한 여자임이 분명해.’

이 생각은 시간이 흐를수록 유신혁의 위기감을 가중시켰다.

하연이 차가운 표정으로 유신혁의 말을 곱씹으며 말했다.

“유 부장님, 여태 저를 그렇게 생각하신 겁니까?”

“여자가 무슨 능력이 있겠습니까. 잠자리 솜씨가 좋아 높은 자리에 앉았을 뿐이겠지요.”

유신혁은 여성에 대한 뚜렷한 차별을 드러냈다. 급기야 하연은 DS그룹 HR의 안목을 의심하게 되었다.

‘이런 쓰레기 같은 인간이 우리 그룹에 섞여 있었다니.’

“사장님과 한 대표, 두 사람의 결혼 비화를 좀 듣고 싶군요. 아, 침대 위에서 내는 그 아름다운 소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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