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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6화

아람의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성주의 별장으로 질주했다. 원래는 진주를 목표로 삼고 갔지만, 돌아오는 내내 경주에게 벽에 밀린 장면만 떠올랐다.

경주는 불같은 강렬한 시선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 그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어둡고 슬펐다. 경주의 무력하고 비참한 표정을 지울 수 없었고, 핸들을 잡은 손은 붉어지며 찌릿찌릿한 느낌이 들었다.

그 눈빛이 너무 설레었다. 하지만 그것이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다. 그 시선이 송곳처럼 아람을 뚫는다고 해도 이소희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숨질 수 없다.

아람은 침울한 표정으로 차를 내리자 이미 별장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구윤, 구도현, 임수해가 보였다.

“아람아!”

“오빠, 일곱째 오빠, 수해야. 다들 왜 여기 있어?”

아람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

“도현한테 들었어. 너 혼자 신씨 가문으로 갔다고. 수해와도 같이 가지 않았다며. 왜 그러는 거야, 계집애야. 왜 혼자 간 거야?”

구윤은 걱정스러운 듯 한숨을 쉬며 아람의 어깨를 감쌌다.

“하지만 오늘 밤 신경주도 집에 있다고 들어서 마음이 노였어. 신경주가 있으면 네가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 거야.”

“왜 신경주가 있으면 내가 괴롭힘을 안 당해?”

아람은 눈썹을 찌푸리며 입을 오물거렸다.

“신경주의 마음속에 네가 있어. 반드시 널 지켜줄 거야.”

“허, 웃기지도 않아, 오빠.”

아람은 가슴 끝이 떨리며 어조가 더욱 강해졌다.

“내가 3년 동안 신경주의 와이프를 했어. 신씨 가문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손해를 봐도 신경주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어. 낯선 사람보다도 못한데 왜 날 지켜주겠어?”

“맞아, 형.”

구도현은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차갑게 웃었다.

“신경주는 양심도 없고 의리도 없어. 그 당시 아람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결혼한 사이고, 아람은 신경주의 와이프야. 그럼 지켜줄 책임이 있어. 근데 무슨 짓을 했는지 봐봐.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말이 있잖아. 봐, 이제 아람에게 구애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 그 버릇이 나왔어.”

“일곱째 도련님, 무슨 버릇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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