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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2화

그녀는 자신이 미친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분명히 헤어졌는데 유선우가 매번 조은서에게 집적거릴 때마다 그녀는 결국 거절하지 못했다... 그녀는 결국 그의 뛰어난 플러팅 기술 속에 빠져들 것이다.

조은서는 눈을 들어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며 정신을 차리도록 일깨워 주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 화장실을 떠나 이제 연회장으로 돌아가려던 참이었다.

앞쪽 통로에서 남녀가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게다가 남자와 여자의 목소리는 모두 조은서에게 익숙한 목소리였다. 모퉁이에 서서 확인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두 사람은 다름 아닌 임지혜와 차준호였다.

임지혜는 이곳에서 차준호를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녀에게 있어서 차준호는 사실 아주 오래된 추억이다.

그녀는 그를 원망했었다.

그러나 반성훈이 나타나 그녀를 구해주었고 지금은 반성훈이 그녀의 곁에 없어도 마음속에는 여전히 반성훈의 사랑이 남아 있다.

통로에서 오랜만에 옛 애인을 다시 만난 그들은 이제 모두 젊지 않았다.

차준호는 담배에 불을 붙였다.

담배 연기가 스르르 피어오르더니 사방이 희미해지며 서로의 눈길도 흐려졌다.

차준호가 먼저 말을 꺼냈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

임지혜는 더 이상 과거의 임지혜가 아니다.

과거 임지혜는 차준호의 애인이었다. 아무리 그의 앞에서 발버둥을 쳐도 항상 그보다 한 수 아래였지만 반성훈의 부인이 된 지금은 그녀의 명의로 몇 조에 달하는 자산을 가지고 있다. 그녀는 이제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가 없다.

임지혜는 말없이 차준호를 바라보았다.

한참이 지나 임지혜는 가방에서 여성 전용 담배를 꺼내려다 차준호에게 제지당하고 말았다.

“넌 여자가 무슨 담배를 피워.”

그러자 임지혜는 눈을 들어 그를 빤히 바라보며 피식 가볍게 웃었다.

“성훈 씨가 아직 살아있을 때 성훈 씨는 나를 별로 상관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성훈 씨는 나에게 한두 개비만 피울 수 있도록 허락했고 많아지면 주지 않았어요. 내가 또 피우려고 하면 아예 나를 침대로 안아갔죠...”

그녀는 더할 나위 없이 선정적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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