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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5화

조은서는 결국 그들의 성화에 못 이겨 두잔 정도 술을 마시게 되었다.

그러자 김경훈은 다급히 사람들을 내쫓으며 일부러 농담했다.

“이따가 선우 마음 아파지면 너희들에게 아무것도 안 떨어질 줄 알아.”

너도나도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바로 그때, 이지훈이 사람들 속에서 걸어 나왔다. 분명 곧 있으면 신랑이 될 사람인데도 그의 얼굴에서는 기쁜 기색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조은서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깊으면서도 무거웠다.

사방이 점점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몇 년 전, 이지훈이 조은서 때문에 미쳐버린 일이 다시금 수면 위에 오르며 마음에 상처를 남겼다. 당시의 이지훈은 미치다 못해 이씨 집안 사람들이 결국 그를 외국으로 보낼 정도였다.

그때, 누군가 이지훈을 잡아끌며 그를 말렸다.

“이지훈, 진정해.”

하지만 이지훈은 그의 팔을 뿌리치고는 조은서를 바라보며 가볍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 난 지금 지극히 정상적이야. 이미 몇 년 전부터 정신을 차렸어.”

하지만 진정하게 그를 냉정하게 만드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조은서의 무관심이라는 것을 그는 마음속으로 알고 있다.

조은서는 지금까지 그를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

그렇지 않으면 왜 그녀의 주위에는 항상 사람들이 오고 가지만 그곳에 이지훈의 자리만 없겠는가? 최근 몇 년 동안 조은서에게 들이댄 적이 없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조은서는 항상 그를 거절하고 푸대접했다.

조은서가 이지훈에게 말했었다.

“지훈 씨, 우린 불가능해요.”

그러게. 정말 불가능해졌지.

이지훈은 곧 결혼한다. 그리고 조은서는 곧 유선우의 부인이 될 것이다. 그들에겐 모두 자신의 애인이 있다.

애인...

이지훈이 씁쓸하게 웃었다.

그는 작은 바에서 컵 세 개를 꺼내놓고 샴페인 석 잔을 가득 채워놓고는 등불 아래에서 조은서를 바라보았다. 말을 꺼내는 그의 목소리가 잔뜩 쉬어있었다.

“과거 당신에게 술 석 잔을 마시게 하며 당신을 난감하게 했었죠. 그러니까 오늘은 제가 벌로 석 잔을 마시고 우리도 이제 다 끝냅시다... 그리고 당신과 유선우의 사랑이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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