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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화

차창에는 작은 눈송이가 몇 개가 붙어 있다.

조용히 지켜보던 조은서가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올해는 내내 눈이 오네요.”

그녀의 목소리는 너무 가벼워 자칫하면 묻힐 수도 있었지만 그 말을 듣게 된 유선우는 운전대를 잡은 채 계속하여 앞길을 주시하며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

“그러게. 계속 눈이 오네. 은서야, 우린 지금 과거에 가보지 않았던 길을 걷고 하지 못했던 연애를 다시 한번 하는 것 같지 않아?”

말을 마친 유선우가 그녀를 곁눈질했다.

맞은편에서 차 한 대가 그들을 지나가는 순간, 헤드라이트가 차 안을 비추자 유선우의 온화하고 부드러운 표정을 볼 수 있었다... 과거에 비해 남자다운 성숙미가 물씬 풍겼다.

과거 유선우는 그녀를 박대했었다.

또한, 미친 듯이 좋아하고 그녀를 소유하려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오늘날 조은서에 대한 그의 사랑은 이제 매우 평화롭고 부드러웠다. 사랑이 식은 것이 아닌 세월이 흐를수록 더 깊어진 것이다...

마음이 넓어진 것은 아마도 조은서가 그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유선우는 조은서의 마음속에서 대체할 수 없는 지위를 가지고 있다.

같은 시각, 조은서는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지만 유선우도 개의치 않았다... 그렇게 묵묵히 차를 몰다가 20분쯤 지나 그들은 유명 클럽하우스의 입구로 향했다.

차가 멈춰서고 유선우는 안전벨트를 푼 뒤 몸을 기울여 나지막이 말을 건넸다.

“다 아는 사람들이야. 그러니까 이따가 나만 따라오면 돼.”

조은서가 담담히 웃어 보였다.

차에서 내린 유선우는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신사적으로 잡아주고는 다른 한 손으로 코트를 들어주는 등 결혼한 지 몇 년 된 금실 좋은 부부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용모까지 뛰어나니 곧바로 클럽 매니저의 눈에 띄게 되었다.

매니저는 종종걸음으로 달려와서는 기분 좋은 웃음을 지어 보이며 그들을 맞이했다.

“대표님 오셨어요? 이 대표님께서는 지금 몸을 풀고 계십니다. 근데 정말 금실이 좋나 봐요. 보기 좋으세요.”

유선우는 손을 들어 시간을 확인하더니 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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