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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6화

조은혁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휴대폰을 켜보니 부재중 전화가 몇 통이 와있었다.

전부 경호원이 보낸 것이다.

“무슨 일입니까?”

경호원은 우물쭈물하며 자초지종을 말해주었다.

좁은 차 안, 조은혁의 안색은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었다.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사모님을 놓치지 마세요.”

간단한 한마디였지만 박연희의 지위를 표하기에는 충분했다.

경호원이 고개를 끄덕이고 조은혁은 전화를 끊고 양미간을 주물렀다. 종일 분주히 오가며 격렬하게 일했더니 몸이 다소 피곤했다.

앞 좌석 운전기사가 눈치를 살피더니 차를 돌리며 조용히 물었다.

“대표님, 별장으로 갈까요? 아니면 여름 씨께 갈까요?”

조은혁이 아무 생각 없이 답했다.

“별장으로 돌아가죠.”

...

JH 빌딩, 꼭대기 층 회장실.

눈을 반쯤 감은 채 소파에 기대 휴식을 취하고 있는 조은혁은 막 두 시간 동안 중요한 회의를 마치고 온 상태라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진시아는 그의 뒤에서 관자놀이를 주물러 주며 입을 열었다.

“대표님, 이 정도 힘이면 괜찮나요?”

조은혁은 그녀의 손을 잡고 그녀를 자신의 곁으로 끌고 왔다. 그들은 오랫동안 애정 행각을 하지 않았다. 그동안 쌓인 업무 스트레스가 또 심한지라 그는 어쩔 수 없이 한번 털어놓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붉은 입술에 입을 맞추니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그는 그녀를 다시 놓아주고 담배에 불을 붙여 연한 청색 연기 아래에서 그녀를 훑어보았다.

매우 아름다웠다.

화이트 샤넬 슈트를 입고 있어 아름답고 지적인 데다 센스까지 갖추고 있어 남자들에게 다정다감하다.

하지만 조은혁은 도무지 흥미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샹겐에서 박연희를 몸 밑에 깔고 그녀를 괴롭히던 밤이 생각났다. 실크 속치마를 허벅지까지 걷어 올려 흰 다리만 드러났을 때 그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옷도 다 벗지 못한 채 허겁지겁 그녀와 결합했다.

박연희가 많이 울지만 않았다면, 그녀가 너무 어리숙하지만 않았다면, 사실 매우 편했을 것이다.

그 생각이 나자 조은혁은 비로소 진시아의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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