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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조은혁의 눈에 부드러움이 스치며 망설였지만 결국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그 손길이 마치 작은 보석을 쓰다듬는 것 같았다.

그녀는 순진하고 연약했지만 그 연약함이 조진범과는 다르다.

밤늦게 조은혁이 아래로 내려갔다. 1층 로비에서 불안해 하던 장숙자가 그를 보자마자 다가와 물었다.

"대표님, 앞으로 어쩔 계획이시죠?"

조은혁은 그녀의 생각을 짐작하고는 머리를 숙여 이혼 합의서를 쳐다보고 가볍게 말했다.

"모든 건 예전과 같아, 변함없어."

장숙자는 멍해졌다.

그녀는 정말로 박연희를 아꼈기에 박연희를 위해 최선을 다해 주장했다. 목소리에는 애절한 탄식이 섞여 있었다.

"부인을 놓아주는 게 어떨까요? 그녀에게 오빠가 있는데, 저는 그 사람이 부인을 돌볼 것 같아요."

박연준을 언급하자 조은혁의 눈빛이 약간 차가워졌다.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모든 건 예전과 같다고 말했어."

조은혁은 이야기를 마치고 별장을 나왔다. 현관에는 이미 차가 주차되어 있었고 운전사가 차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차 안으로 들어가면서 빌라 방향을 한 번 더 보았다. 거대한 빌라는 밝은 불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걸 보며 그는 박연희가 울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치 사랑하는 것을 잃은 아이처럼, 부모에게 버려진 아이처럼.

그래, 그녀에게는 그가 어른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때로 그녀는 그를 오빠라고 불렀다.

심지어 침대에서 그녀가 처음으로 부드럽게 그를 불렀을 때 그는 참지 못하고 그녀를 거칠게 다루었다. 그럼다가 나중에는 기분이 좋을 때만 그녀가 그렇게 부르도록 허락했다.

하지만 결국 그는 그녀를 버렸다.

운전사가 긴장해 시동을 걸지 못하자 뒷좌석에서 조은혁이 가죽 시트에 기대며 말했다.

"운전해."

운전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약하게 액셀을 밟았다.

윤기 나는 검은색 차가 천천히 움직여서 새벽에 별장을 떠났다.

별장 위에서, 박연희는 마침내 깨달았다.

그들은 이혼했다.

그리고 그녀는 자유로워졌다.

그녀는 맨발로 옷장으로 달려가 따뜻한 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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