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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결국, 전화는 걸지 않았다.

하지만 이 알 수 없는 느낌이 마음에 걸린다는 것은 조은혁도 잘 알고 있다.

그는 박연희를 걱정하고 있다.

설을 앞두고 그는 8개월 된 조진범과 함께 설을 쇠기 위해 샹겐으로 향했다. 전용기가 착륙할 때 하늘에서는 눈이 내려 아슬아슬했지만 그래도 무탈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검은색 캠핑카 한 대가 저녁 무렵, 천천히 별장으로 들어섰다.

차 지붕에는 흰 눈이 엷게 덮여 있었다.

조은혁이 차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보니 별장 안은 지난 크리스마스 때만큼 시끌벅적하지 않았고 매우 조용하여 명절 분위기가 조금도 나지 않았다.

홀에 들어가 코트의 눈송이를 털어도 박연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의 마음을 알아챈 장씨 아주머니는 조진범을 껴안고 말했다.

“사모님께서는 계속 내려오려고 하지 않아요. 식사도 전부 위층에서 하시고요. 평소에도 말도 안 하고 멍하니 앉아있거나 혼자 그림을 그리고 때로는 한밤중에 잠도 안 자고 계속 그림을 그릴 때도 있어요. 언젠가 몰래 봤는데 진범 도련님을 그리고 계시더라고요.”

그 말을 들은 조은혁이 멈칫했다.

그는 진범이를 달래주고 다시 한번 위층 쪽을 올려다보며 코트를 소파에 내려놓았다. “식사 준비를 하지. 사모님한테 내려와서 밥 먹으라고 전해. 나랑 진범이가 돌아왔다고 전해줘”

장씨 아주머니는 매우 기뻐하며 막 올라가려다가 주저하며 말했다.

“앞으로는 사모님이라 부르는 게 맞지 않을 수도 있으니 연희 씨라고 부르는 건 어떨까요?”

조금 불쾌해진 조은혁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사모님이라고 부르세요. 달라지는 건 없을 테니까.”

장씨 아주머니는 마음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었으나 얼굴에는 계속하여 온화한 미소를 띠었다.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사모님을 아래층으로 내려보낼게요. 진범이가 돌아온 것을 알면 틀림없이 기뻐할 겁니다.”

장씨 아주머니가 위층으로 올라가고 다른 고용인들은 진범이를 달래주며 계속 도련님이 귀엽다고, 사모님을 쏙 빼닮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은혁은 셔츠 소매를 걷어붙이고 그들에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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