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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5화

박연희는 문을 열지 않았다.

그녀는 여전히 카펫 위에 앉아 더러운 화면을 무표정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고 노트북의 푸른 빛이 그녀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으며 그녀의 눈가는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입구의 노크 소리가 더욱 다급해졌다.

그러나 그녀는 문을 잠가 버렸다.

약 5분 뒤, 서재 문이 폭력으로 열렸고 입구에는 조은혁이 서 있었는데 마침 화가 나서 발작을 일으키려던 중 노트북 화면을 보고는 그는 어리둥절해지고 말았다.

노트북에 담긴 사람은 다름 아닌 그와 진시아였다.

진시아가 몰래카메라를 찍은 것이 분명했고 그녀는 심지어 이것을 박연희에게 준 것이다.

조은혁은 그녀에게 다가가 노트북을 거칠게 끈 다음 그 작은 USB를 뽑아 그대로 산산조각 내버렸다.

그리고 잠시 후에야 다시 박연희를 바라보았다.

박연희는 여전히 소파 다리에 기대어 멍하니 있었다.

조은혁은 그녀의 몸을 끌어안아 소파 위에 앉혔고 그는 떠나지 않았다. 그는 한 손으로 그녀의 옆에 기대어 앉아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다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그의 목소리는 매우 부드러웠다.

“눈 장난을 하다 바지가 다 젖었네. 침실로 돌아가서 옷 갈아입어. 그렇지 않으면 감기에 걸릴 거야... 착하지?”

그러나 박연희는 대답하지 않았고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는 조은혁이 다시 입을 열었다.

“물건은 이미 버렸으니까 잊어버려.”

“아니요. 전 머릿속에 이미 박아놨어요.”

박연희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그 말을 계속 반복했다.

“난 이미 이 일을 뇌리에 박아놨어. 조은혁, 나는 평생 이 일을 잊지 못할 거야.”

“잊어!”

조은혁의 말투는 갑자기 엄격해졌고 그는 그녀의 뒤통수를 받쳐 들고 격렬하게 키스하기 시작했다. 붉은 입술부터 작고 빨간 코끝, 부드러운 목까지 그의 거친 숨결에는 인정하기 싫은 당황함이 담겨있었다.

그렇다. 그는 성공적으로 박연희를 복수했다.

그러나 그의 잠재의식에서는 박연희에게 그가 얼마나 비열한 남자인지, 그리고 한때 귀공자로 살던 그가 5년 동안 감옥에서 살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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