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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1화

조은혁이 힘을 주는 바람에 손목으로부터 통증이 밀려왔다.

박연희는 그 예쁜 여자 연예인의 뒷모습을 뚫어지라 바라보더니 한참이 지나 가볍게 입을 열었다.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소란을 피우는 것도 자격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녀의 쌀쌀맞은 태도에 조은혁은 좀 불쾌해졌다.

그때 밤바람이 몰아치자 박연희가 격하게 기침을 해댔다.

조은혁은 그녀의 옷이 얇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얼굴을 약간 찡그렸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왜 혼자 나왔어?”

“약 사러 나왔어?”

박연희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혹여나 조은혁이 그녀의 가방을 검사할까 봐 두려워 얼버무렸다.

“네. 생리가 와서... 아랫배가 아프더라고요.”

조은혁은 별다른 의심 없이 믿어주는 눈치였다.

그가 차에 타라고 하자 박연희는 결국 선택의 여지도 없이 그를 따라 차에 탔다.

차 안은 따뜻했지만 다른 여자가 남긴 향수 냄새가 그대로 남아 있어 박연희는 구역질이 날 것 같았지만 그녀는 조은혁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고 더욱이 그의 관심을 끌기 싫어 필사적으로 참았다.

그녀는 조금 아파서 창백하게 질린 얼굴에 가냘픈 몸을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오랜 시간 동안 그들은 계속하여 침묵을 유지했고 차가 호텔 주차장에 주차되어서야 조은혁은 비로소 손짓했다.

운전기사는 눈치껏 먼저 차에서 내려 차 옆에 서서 담배를 피웠다.

차 안이 워낙 좁은 터에 두 사람만 남으니 더욱 비좁아 보였다.

조은혁은 고개를 숙여 담뱃갑에서 담배 한 개비를 뽑아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놀았다.길쭉하고 훤칠한 손가락으로 담배를 끼우고 있으니 그 화면은 어두운 불빛 속에서 상당히 눈을 즐겁게 하였다.

한참 뒤 그는 박연희를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박연준은 이미 풀려났어.”

순간 박연희가 멈칫하고 그를 바라보았다.

이윽고 그녀는 쉰 목소리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고마워요.”

그러자 조은혁은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재빨리 물었다.

“우리 사이에 고맙다는 세 글자만 남았나? 박연희, 만약 내가 지금 너에게 다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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