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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0화

조은혁이 무정하게 말하자 진시아는 모든 자존심을 내려놓고 빌었다.

"제발, 우리의 지난 정을 봐서라도 살려줘요. 당신이 이런 식으로 나오면 나는 더 이상 일자리를 찾을 수 없어요.”

"그 사람은 결국 부모님의 압력을 못 이겨 나와 헤어졌어요.”

"나는 이제 가진 게 하나도 없어요!”

하지만 조은혁은 결코 마음이 약해지지 않았다.

그가 되물었다.

"이것들은 네가 자초한 거잖아. 살 길을 열어주려고 했는데 너 스스로 무덤을 팠잖아.”

그는 황혼 속에 서서 하얀 담배에 불을 붙였다.

지금의 조은혁은 더 이상 그녀가 사랑했던 모습이 아니었다.

연한 회색 연기가 천천히 피어올랐다가 저녁 바람에 흩어졌고, 조은혁의 말투는 차갑고 무자비했다.

“B시를 떠나. 그리고 영원히 돌아오지 마.”

진시아 자기도 모르게 한 걸음 물러섰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쳐다보다 울먹였다.

"정말 나에게 이렇게까지 해야 돼? 나는 B시를 떠나면 정말 아무것도 없어. 내 가족, 내 일, 내 인맥이 모두 여기에 있는데, 나보고 여기를 떠나라는 거야?”

그녀가 애원했지만 그는 듣지 않았다.

조은혁이 몸을 기울여 담배꽁초를 끄고 현관으로 향하려고 할 때, 진시아가 앞으로 나아가 그를 붙잡았다.

“은혁 씨, 제발... 그때는 내가...”

하지만 조은혁은 그녀를 뿌리치고 안으로 들어가면서 도우미에게 말했다.

"저 여자 이만 내보내세요. 그리고 앞으로 내 허락 없이는 다시는 이 사람을 들여보내지 마세요.”

그러자 두 사람이 진시아를 끌고 나가서 문밖으로 내던졌다.

검은 꽃무늬 문 두 개가 그녀 앞에서 천천히 닫혔다. 마치 조은혁 마음처럼.

그녀는 그 두 개의 문을 보고 허탈하게 웃었다.

...

조은혁이 거실에 들어섰지만 그곳에 박연희는 없었다.

장숙자가 그에게 말했다.

“사모님은 2층에 계십니다... 대표님, 요즘 사모님이 몸이 안좋으셔서 외출이 점점 뜸해졌어요. 평소에는 집에서 스웨터만 짜고 계세요. 기분 전환 겸 사모님을 데리고 나가시는 건 어떠실까요? 밖에 나가면 우울하고 답답했던 마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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