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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0화

하지만 조은혁은 박연희가 죽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는 그녀가 그와 함께 있기를 바란다.

전에 박연희는 학교에 가고 싶다고 중얼거렸었다.

그럼 하와이로 가서 그녀만 괜찮아지면 무엇이든 박연희가 좋다는 대로 계속하여 공부시킬 계획이었다.

...

조은혁이 다시 병원으로 돌아오니 어느새 날이 어슴푸레 밝아오고 있었다.

그리고 박연희는 어렴풋이 꿈에서 깨어났다.

조은혁이 병실 문을 열고 천천히 그녀 곁에 다가와 앉더니 그녀의 손을 잡았고 이에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그러자 조은혁은 그녀에게 겁먹지 말라고 속삭였다.

“연희야, 말 들어. 우리 잘살아보자. 네가 원한다면 난 너에게 간 하나를 주고 네가 신장을 원한다면 내가 이식해주면 돼... 나는 너에게 모든 걸 해주고 싶어.”

“연희야, 네가 날 오빠라고 불렀던 거 기억나?”

“그거 한 번만 더 불러주면 안 돼?”

...

박연희의 손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차갑게 식어있었다.

그녀는 그를 바라보며 소리 없이 몇 글자 내뱉었다.

“난...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요.”

물론 오빠라고 부르려 하지도 않았다.

검은 눈빛으로 박연희를 뚫어지라 바라보던 조은혁이 그녀의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주었다.

“네가 죽고 싶어 한다는 건 알지만 난 너를 죽게 하지 않을 거야... 그리고 죽더라도 난 네가 바라는 대로 날 떠나게 하지 않을 거야. 혼자 멀리 떠나게 놔두지 않을 거야.”

박연희의 눈가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말하고 싶었다. 박연희는 이미 샹겐에 있을 때 죽어버렸다고.

나중에 그와 함께 있었던 것은 그녀의 몸일 뿐 영혼을 잃은 좀비에 불과했지만 그녀는 입 밖에 꺼낼 수 없었고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았다.

조은혁은 서류 한 부를 그녀의 머리맡에 두었다.

“유서에 진범이에 관한 일도 전부 적어놓았어. 우리가 죽으면 바로 법적 효력이 발생하며 앞으로 진범이는 남의 아들이 될 거고 매년 이맘때면 조은서가 진범이를 데리고 와서 우리 둘에게 제사를 지내줄 거야... 진범이가 학교에 가고 장가를 가면 우리도 모두 그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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