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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2화

오후의 햇살이 나른하게 집안을 비췄다.

박연희는 낮잠에서 깨어났지만 두 아이가 아직 깨어나지 않은 탓에 그녀는 조용히 거실에 앉아 무심코 잡지를 뒤적여 보았다... 그런데 그때 문어 구에서 고용인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사모님, 김 비서가 손님을 데려와 사모님을 뵙고 싶다고 하십니다.”

박연희가 손가락을 꽉 움켜쥐었다.

이어 그녀는 잡지를 내려놓고 문어 구를 향해 외쳤다.

“화원 안에 있는 응접실에서 만난다고 전해요.”

...

응접실 안.

운전사처럼 보이는 사람은 가시방석에 앉은 듯 안절부절못했다.

그가 바로 김 비서가 데려온 진시아 쪽의 사람인 것이다.

김 비서는 그에게 오늘 만날 사람은 조 대표의 법적 사모님이라고 소개해주며 그가 사모님의 분부대로 하기만 하면 큰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자녀들 모두 해외에서 공부하고 있는 탓에 마침 큰돈이 필요했던 것이다.

대략 10분 정도 지났을 때 박연희가 응접실에 들어왔다.

그녀가 들어오자 고용인은 기다렸다는 듯이 루이보스티를 건네주며 미소를 지었다.

“혹여나 사모님께서 차가워하실까 2분 더 끓였습니다. 사모님 뜨거울 때 빨리 드세요.”

박연희는 찻물을 꿀꺽꿀꺽 마시고 고용인에게 잔을 돌려주었다.

운전기사는 묵묵히 그 광경을 바라보며 이곳이 진시아가 사는 곳보다 더 사치스럽고 박연희도 진시아보다 훨씬 젊고 보기 좋다는 것을 발견했다. 정실부인을 감탄하던 운전기사가 떨리는 입술로 먼저 입을 열었다.

“사모님, 하실 분부가 있다면 직접 저한테 맡기십시오.”

그러자 박연희는 신문지 한 장을 탁자 위에 가볍게 엎었다.

[동양 재벌 조은혁, 부인과 결혼 피로연 참석]

운전사가 놀라 두려운 기색을 드러내자 이때 두툼한 돈다발이 신문지에 깔렸다.

“이 신문을 진시아 씨 식탁에 올려놓고 결혼식 날 기사님이 직접 차를 몰고 XX 길로 데리고 가면... 이 돈은 기사님 돈입니다.”

운전자의 등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그가 더듬거리며 물었다.

“사모님, 이건 무슨 뜻입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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