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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7화 벌거벗고 나올 거야?

“놀라서.”

박태준이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당연히 자중자애해야지. 네가 이렇게 엉망인 모습을 보고 나랑 결혼하지 않겠다고 하면 어떡해?”

“...”

그는 진지하게 말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박태준은 특별히 다른 점이 없어 보였고 이마의 땀도 다 말랐다.

그녀는 무심결에 박태준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남자는 피했다.

“...”

두 사람이 마음을 터놓고 사귀기로 한 후 박태준이 그녀의 터치를 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은지가 의아해하자 박태준은 손을 펴 보이며 설명했다.

“기름이 있어. 더러워.”

박태준은 손 씻으러 가면서 들어오지 말라고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손을 깨끗이 씻은 후 그는 또 바닥에 널린 유리 조각과 국물을 쓰레기통에 담고 대걸레로 깨끗이 닦았다.

이 모든 것을 끝낸 후에야 그는 신은지의 손을 잡았다.

“미안해. 놀랐지?”

“응, 불러도 대답이 없었어.”

그녀는 거짓말하지 않았다. 정말 놀랐다.

“못 들었어. 다음엔 안 그럴게.”

옷이 더러워진 그는 방에 돌아온 후 먼저 샤워하러 갔다. 신은지는 소파에 앉아 허공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었다.

그녀가 문이 열리던 찰나의 박태준의 표정을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그녀의 머리를 한 대 쳤다. 아프지 않았지만 그녀를 얼빠진 상태에서 끌어오기에는 충분했다.

신은지는 고개를 들고 박태준과 시선을 마주쳤다. 그는 짙은 회색 실내복을 입고 있었고, 머리카락은 물이 떨어지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눈에 띄게 젖어 있었다.

“멍해서 뭐 해? 몇 번이나 불렀어. 씻으러 가. 졸린다고 하지 않았어?”

“어, 알았어.”

신은지는 일어나서 욕실로 갔고, 씻고 나서야 옷을 가지고 들어오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 목욕 수건을 놓는 선반을 보니 샤워 가운이 없었다.

설마 목욕 수건을 두르고 나가야 하나?

부끄러운 것은 아니다. 결혼할 사이인데, 뭐가 부끄러울 게 있겠는가? 그녀는 무서웠다. 매번 잠자리를 가진 후 박태준은 은근슬쩍 그녀에게 뭔가 증명하려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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