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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9화 팔지 않아요

중년 남자는 그녀를 힐끗 쳐다보더니, 다시 아래위로 훑었다.

“누구세요? 만져서 망가지면 어떡할 거예요? 배상할 수 있어요?”

진유라는 이렇게 건방 떠는 사람을 본 지 오래됐다.

“한 번 만져서 망가지는 옷이라면 가게에서도 못 받겠죠.”

그녀는 로고를 힐끗 쳐다보았는데, 보지 못한 브랜드였다.

“무명 상표 옷을 여기 가져다 팔아요? 여기는 입다가 버리는 쓰레기가 아니라 명품 브랜드 옷을 받는 곳이에요.”

제 딴에는 노인을 공경하고 아이를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진유라지만 오만함이 하늘을 찌르는 이 사람을 까내리지 않고 지나갈 그녀가 아니었다.

“수제 남성 수트를 전문으로 하는 프랑스 브랜드인데, 많이 알려지지 않았어.”

대답한 것은 신은지였다.

“그걸 다 알아?”

“응, 태준이 이 브랜드 옷을 많이 입어.”

“...”

진유라는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 옷을 힐끗 보더니 다시 신은지를 쳐다보았다.

“이 옷이?”

‘박태준 거? 은지가 왜 중고, 그것도 남성 수트에 관심을 보이는가 했더니.’

‘박태준이 아직 파산하지 않았는데, 다른 사람이 입었던 옷을 입어야 할 정도로 몰락하지는 않았단 말이지.’

“태준에게 같은 옷이 있긴 하지만 남자 옷은 디자인이 거기서 거기라 아마 그냥 비슷한 디자인일 거야.”

진유라가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 없어. 개인 맞춤 제작이라면 같을 수 없어. 대체로 비슷하다 해도 디테일은 똑같을 수 없지. 아니면 너 한번 볼래?”

두 사람의 대화는 모두 중년 남자의 귀에 들어갔다.

“뭐 하는 거예요? 공공연히 빼앗는 건가요? 말 한마디로 이 옷이 당신 것이 돼요? 그럼 은행 가서 돈이 다 내 거라고 말하면 X발 부자가 되겠네.”

그는 몸으로 두 사람의 시선을 가린 채 짜증 내며 손을 저었다.

“사지 않겠으면 쓸데없이 끼어들지 말아요.”

말하고 나서 그는 눈에 쌍불을 켜고 점원을 바라보았다.

“가격이 얼마나 나갈까요? 개인 맞춤 제작이라니 비싸겠죠?”

‘이걸 팔면 도박을 몇 번 더 할 수 있는 거야?’

‘그 망할 계집애는 이렇게 비싼 옷이 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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