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06화 그 찌질이가 너라고?

신은지는 고개를 들어 사람들 사이에 서 있는, 지금 국내에 있어야 할 박태준을 보았다.

오늘은 휴일이 아니어서 박물관에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외국인들 사이에서 박태준의 얼굴이 매우 눈길을 끌었다. 게다가 큰 키와 잘생긴 얼굴은 많은 여자들로 하여금 흥분하여 수군대게 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그녀의 눈에는 배경으로 됐다.

박태준이 이곳에 나타난 것은 완전히 그녀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는 멍하니 그 자리에 있던 신은지를 바라보며 늘씬한 다리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조금 전까지 기품이 넘치던 남자가 그녀 앞으로 다가오자 순식간에 불쌍한 모습으로 변해 버렸다. 마치 주인을 찾은 강아지 같았다.

입을 열자마자 그는 그녀를 탓했다.

"전화도 안 받고 답장도 안 할래?"

만약 밖에 있지 않았더라면 그는 분명 머리를 그녀의 어깨에 기댔을 것이었다.

“…"

박태준이 그녀에게 무언가를 숨긴 것에 화가 났던 그녀였지만 그가 입을 열자 이틀 동안 참았던 화가 절반 이상 풀려버렸다. 그뿐만 아니라 손을 내밀어 그의 머리를 쓰다듬고 싶었다.

그녀는 박태준이 너무 얌전해서 좀 의외였다.

하지만 이대로 넘어가기는 싫었고 또 그를 꾸짖자니 그건 마음이 아팠다.

이 두 가지 모순된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끌어당겨졌다.

그녀는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나 지금 출근 중이야. 그만 떨어져."

이런 모습을 동료에게 보기라도 하면 영향이 좋지 않았다.

박태준은 이 틈을 타 손을 내밀어 다른 사람이 못 본 사이에 그의 엄지손가락을 건드렸다.

"그럼 저녁에 같이 먹자."

그가 짜릿한 감촉이 그가 닿은 곳의 피부를 타고 팔뚝 전체로 번졌다.

순식간에 생각하는 것을 잃어버린 신은지는 박태준을 보지 않은 채 대답했다.

"안 가."

저녁에는 회식이 있었다.

그는 해명하기 시작했다.

"은지야, 나랑 공예지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야. 날 믿어줘."

신은지는 그를 향해 눈을 희번덕거리고는 고개를 돌려 전시품을 보았다. 그가 옆에서 쉴 새 없이 말을 걸었다.

"은지야, 옷은 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