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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3화 남자는 다 사기꾼이야

다음날, 생체시계에 의해 깊은 잠에서 깨어난 신은지는 손에 힘이 빠져 하마터면 들지 못할 뻔했다. 눈을 뜨자마자 잠들어 있어도 결함을 찾을 수 없는 박태준의 잘생긴 얼굴을 보고 어젯밤의 기억이 가물가물 떠올랐다.

그녀는 이 나쁜 놈이 어떻게 미친 듯이 자신을 못살게 굴었는지 모두 생각났다.

신은지는 얼굴을 찡그리며 자기를 안고 달게 자는 박태준을 발로 걷어찼다.

그녀의 발에 차여 잠에서 깬 박태준이 눈을 뜨니 신은지가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는 뒷모습이 보였다. 그는 차여서 얼얼한 허리를 만지며 얄궂은 미소를 지었다. 습관적으로 침대 협탁에 놓인 손목시계를 가져다 시간을 확인한 그는 일어날 때가 된 것을 보고 이불을 젖히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고통스러워 이를 악무는 그녀의 모습과 달리 박태준의 얼굴은 사욕을 채운 후의 상쾌함 그 자체였다. 그는 거실 화장실로 가서 씻은 후 아침을 사러 내려갔다. 그가 돌아왔을 때 신은지는 촉촉한 얼굴로 화장실에서 나왔다.

박태준은 그녀가 화장실에서 나오면서 손을 문지르는 것을 보고 스스로 켕기는 바가 있는 듯했다.

“와서 아침 먹어.”

신은지는 그를 상대하기 싫었지만 배고파서 음식을 들고 소파 쪽에 앉았다.

이탈리아의 아침 식사는 빵과 커피 위주의 간단식인데, 신은지는 한국에 있을 때 담백하고 따뜻한 음식을 즐겨 먹었다. 게다가 그녀는 아침에 입맛이 없는 편이라 억지로 먹고 있었다.

박태준은 그녀가 먹기 싫은데도 배를 채우기 위해 억지로 구겨 넣는 것을 보고 안쓰러워했다.

“너 아직 여기 오래 있어야 하는데, 매일 이것만 먹으면 안 되지. 아니면 내가 한식 요리사를 고용할까? 여기서 대회 장소가 멀지 않잖아. 며칠 후에 여기로 이사할래?”

“아니야. 고작 한 달인데, 조금만 참으면 돼.”

아침만 입맛에 맞지 않으니 점심때 더 많이 먹으면 되지, 유별나게 굴 필요 없다. 게다가 대회 기간에는 보통 한정된 구역을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이 업계에서 이런 종류의 대회를 개최하는 것이 처음이라 구체적인 조항은 그녀도 잘 모른다.

박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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