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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0화 반투명한 망사

시원함에 잠들뻔한 신은지는 박태준의 꿍꿍이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근데 박태준의 꿍꿍이는 신은지에게 먹혔다. 신은지는 원래 힘들어서 움직이기 싫었는데 지금 푹신한 침대에 누워 있고 따뜻한 공기에 감싸있는 데다가 박태준이 마사지까지 해주니 더 움직이기 싫었다.

견고했던 의지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신은지가 타협할 기색이 보이니 박태준은 계속 유혹했다.

“아래에 옷 가게가 있는데 호텔에 가도 내려가야 되잖아. 먼저 가서 보고 마음에 드는 게 없으면 그때 다시 말할가?”

오늘 밤 여기에서 자게 되면 내일에는 한 시간 일찍 일어나서 호텔에 가야 한다.

일찍 자든 늦게 자든 어느 쪽도 좋은 선택이 아닌 것 같았다.

신은지가 아직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고 박태준이 말했다.

“아니면 내가 아래에 내려가서 사다 줄까?”

신은지는 박태준이 패션 고자였던 것이 떠올라 침대에서 급히 일어나며 말했다.

“그냥 같이 가는 거로 하자.”

내일 흑역사를 만들지 않기 위해 신은지는 직접 갔다.

아래에 있는 옷 가게는 브랜드는 아니었고 질량도 보통이었지만 옷 스타일은 이뻤다.

신은지는 아까까지만 해도 힘들어서 뻗었으나 이쁜 옷을 보니 다시 힘이 나는 듯했다.

신은지는 하얀색 긴 패딩을 입어보며 말했다.

“어때? 이뻐?”

박태준이 말했다.

“응.”

신은지가 코트를 하나 골라서 패딩과 함께 들고 말했다.

“어느 게 더 이뻐?”

“다 이뻐.”

신은지는 피부가 하얗고 키가 크고 많이 약하지만 살이 있어야 할 곳에 자랐다. 외모는 빼어났고 머리카락은 아주 보드라웠다. 옷이 아니라 포대기를 써도 이쁠 사람이었다.

박태준의 말에 쇼핑 열정이 식기 시작했다.

“그냥 허수아비처럼 서 있는 게 나을 거 같아.”

박태준이 급히 말했다.

“아니 진짜로 다 이뻐.”

가이드가 웃으며 말했다.

“아가씨 아니면 입어 보는 게 어떠세요?”

로마는 낭만의 도시다. 그곳에 생활하는 사람들마저도 낭만적이었다. 신은지가 탈의실에 들어간 후, 가이드는 박태준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여성이 기뻐할지 알려주었다.

“아가씨가 듣고 싶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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