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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1화 땡, 벌칙이야

박태준이 말했다.

"아니, 의사라는 사람이 마음을 나쁘게 먹었네. 할 수 있는 검사라면 하나도 빠짐없이 넣었잖아."

검사를 빠짐없이 넣은 것을 넘어서 이 정도면 과잉 검사였다. 에이즈, 매독과 같은 전염병 검사까지 다 포함됐다.

"..."

'그런 말은 좀 내가 없는 곳에서 하면 안 되나?'

의사가 막 변명하려고 하는데 문이 닫혔다.

사립병원이라서 검사를 하는데 줄을 설 필요가 없었고 다 끝냈는데도 11시밖에 되지 않았다. 초음파를 제외한 다른 검사 결과는 오후가 되어서야 받을 수 있었고 어떤 검사 결과는 2, 3일 정도 기다려야 했다.

그는 신은지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는 그녀의 손가락을 부드럽게 문질렀다.

"우리 먼저 갈까? 이따가 진 비서를 시켜서 검사 결과를 가져오라고 하면 돼."

"주말인데도 사람 부려 먹을 거야? 여자 친구랑 데이트하고 있으면 어쩌려고. 게다가 오후에 검사 결과를 가지고 의사 선생님께 가봐야 해. 그러니까 우리가 가자"

"…"

문을 열자 차가운 칼바람이 옷 속으로 파고들었다. 신은지는 목을 움츠리고 얼굴을 두꺼운 목수건 속에 묻었다.

박태준이 외투를 벗어 그녀를 감쌌다. 그러고는 그녀를 품에 안은 채로 바람이 불어오는 쪽에 서서 거센 칼바람을 막아주었다.

신은지는 손을 뻗어 외투를 벗으려고 했다.

"벗어주지 않아도 괜찮아."

그는 안에 얇은 니트만 입고 있었다. 박태준은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차를 주차해 둔 곳까지 거의 다 왔어."

차에 탄 그는 차의 시동을 걸었다.

"먼저 밥 먹고 영화 보러 갈래?"

그녀는 힘들었는지 차에 타자마자 좌석 등받이와 한 몸이 되었다. 신은지는 좌석에 기대어 하품을 했다.

"밥 먹고 호텔 잡아서 좀 자자, 나 너무 졸려."

오늘 아침에 일어날 수 있었던 건 모두 끈기로 버텼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졸려서 눈도 제대로 뜰 수 없었다. 만약 차 안이 춥지 않았다면 그녀는 그냥 잠들었을 것이었다.

박태준의 눈은 맨눈으로도 보아낼 수 있을 만큼 반짝였다.

"좋아."

신은 지는 손가락을 그의 어깨를 툭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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