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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화

화가 난 임세희를 보니 울적했던 마음이 한결 좋아졌다.

윤혜인을 못마땅해하며 아무것도 못 하는 임세희의 모습을 보면 너무 즐거웠다.

화가 나 임세희는 가방을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

갑자기, 그녀가 눈을 반짝이며 미소를 지었다.

“전에 당신을 고의로 자극한 걸 인정할게요.”

“하지만 그건 오빠가 저를 너무 아껴서 신혼 첫날밤에 하나가 될 거라고 약속했던 거예요. 저를 너무 사랑해서 성스러운 낭만을 안겨주고 싶었나 봐요.”

임세희는 두렵지 않았다.

그녀는 윤혜인이 그녀를 모함하려 한다고도 할 수 있었다.

그녀는 윤혜인에 다가서며 으시댔다.

“오빠 곁에 당신이 있는 게 뭐가 어때서요? 그저 결벽증이 있는 오빠이기에 밖에서 다른 여자를 찾기 싫은 것뿐이에요.”

“뭘 그렇게 잘난 척을, 당신은 그저 욕정을 푸는 도구일 뿐이에요.”

아무 말 않는 윤혜인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임세희는 시선을 내려 그녀의 배를 바라보며 음산한 미소를 지었다.

“오빠가 왜 아이를 원하지 않는지 알아요?”

윤혜인의 얼굴이 경직되었다.

“무슨 뜻이죠?”

그녀의 표정을 읽은 임세희는 자신의 짐작이 맞았다고 생각했다.

오빠가 아이를 원하지 않기에 임신을 해도 감히 말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비록 오빠가 아이를 원하지 않는 이유는 알지 못했지만 오빠가 그녀를 사랑하지 않음은 확실했다.

그녀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오빠는 오직 나와의 아이를 원하기 때문이에요. 아이를 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나를 원하기 때문이죠.”

윤혜인의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았다.

그가 완강하게 아이를 원하지 않는 것이 그의 아이는 꼭 사랑하는 여자의 아이여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신경 쓰지 않으려고 자신을 위로했었지만 씁쓸한 마음은 감출 수 없었다.

임세희는 경고했다.

“경고하는데 하루빨리 현실을 직시하는 게 좋을 거예요. 자식을 앞세워 신분 상승하려고 애쓰지 말아요. 엄마의 수준을 자식이 따라가는 거라서 못난 아이가 태어날 수 밖에 없어요. 이를테면 기형, 저능아...”

임세희 말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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