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2화

그녀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부드럽게 말했다.

“미안, 오빠. 아까는 내가 너무 흥분했던 것 같아. 난 먼저 내 몸을 챙기도록 할게. 오빠가 한 말은 생각해 보겠지만 시간을 좀 줘.”

그녀의 눈에 슬픔이 담겼고 얼굴은 창백했다. 곧 쓰러질 것 같이 위태로워 보였다.

그녀의 몸 상태가 안 좋은 것을 감안해 이준혁도 목소리를 조금 누그러뜨렸다.

“내 말을 알아들었으면 좋겠어.”

임세희는 부드러워진 남자의 태도를 정확하게 읽을 수 있었다.

마음속의 화도 많이 사그라들었다.

임수향이 말했듯이 이준혁은 절대 그녀를 밀어내지 않을 것이다. 그는 그저 잠깐 그 여우에게 홀린 것뿐이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조용히 기다리며 그 여우와 배 속의 아이를 없앨 기회를 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빠, 난 그럼 이만 갈게. 비서님도 여기에 남아 보살피는 것이 낫겠어. 기사가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어.”

그녀는 눈물을 닦으며 힘없이 걸어 나갔다.

그녀의 뒷모습을 아련하게 바라보고 있는 이준혁은 지금 무슨 생각 하고 있을까?

주훈이 입을 열었다.

“대표님, 아까 사모님이 문밖에 계시다가 밖으로 뛰쳐나가셨어요.”

...

윤혜인은 홀로 주변을 오랫동안 거닐었다.

그녀도 이곳에서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휴대폰을 깜빡했다.

가더라도 휴대폰은 챙겨야 했다.

밖은 너무 추웠고 바람이 쌀쌀했다.

그녀는 주훈에게 부탁해 휴대폰을 받으려 했다.

막 계단을 오르려는데 임세희와 마주쳤다.

윤혜인을 본 임세희는 달려가 뺨을 때리려 했다.

하지만 윤혜인에게 잡히고 말았다.

그녀의 눈이 날카롭게 변했다.

“미쳤어요?”

임세희는 다소 노골적으로 윤혜인을 노려보았다.

얼굴을 팔아 사람을 홀리는 이따위 인간에게 졌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는 임세희였다.

송소미가 할머니까지 불렀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그녀를 단단히 교육시키지는 못할망정 되려 호되게 당했다.

지금, 이준혁은 송소미를 서울에서 사라지라고 했다. 하여 그녀의 어머니는 출국 수속을 급히 진행시켰다.

이용하기 좋았는데 이렇게 무력해졌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