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64화

내려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윤혜인은 이준혁이 제자리에서 나무에 기대어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가 내려오는 것을 보고 이준혁은 힐끗 쳐다보았지만, 윤혜인은 그를 보고 싶지 않아 더 아래로 걸어갔다. 그러고는 나무 그늘에 앉아 이하진을 기다렸다.

정오의 산 중턱이 어찌나 더운지 윤혜인은 자신의 목에서 연기가 나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유일하게 갖고 있던 물병은 조금 전 굴러 내려가 사라졌다.

이틀 동안 그녀는 아직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몰랐다. 윤혜인이 자발적으로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한, 이하진은 아마 그녀에게 물을 주지 않을 것이다.

윤혜인은 이준혁인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보고 눈을 감았다. 보이지 않으면 짜증이 나지 않을 것 같아서 말이다.

하지만 그가 앞에 지나갈 때 익숙한 차가운 향기가 불어왔다.

‘둥’하는 소리에 윤혜인은 눈을 떴다. 이준혁이 다 마신 생수병을 던지는 것이었다.

그 모습에 윤혜인은 눈썹을 찌푸렸다.

‘아무 데나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다니... 왜 전에는 이렇게 시민의식이 낮은 걸 몰랐지?’

햇빛이 비치자 그 안에 은은하게 물이 흐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윤혜인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비비고 다시 한번 들여다보았다. 안에는 약 반병의 물이 남아있었다.

그녀는 5분을 참고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또 5분이 지나자 정말 참을 수 없어 윤혜인은 물병을 향해 다가갔다.

물병을 주운 후, 그녀의 표정이 매우 복잡해졌다.

윤혜인은 자신을 위로했다. 이준혁에게 아무런 병이 없다는 것은 적어도 알고 있었다.

햇빛을 굴절시키며 생수병 안에 있는 물이 그녀를 유혹했다. 목은 타다 못해 연기가 날 지경이었다.

곧 윤혜인은 마음을 먹고 병뚜껑을 열었다. 하지만 바로 입을 대지는 않고 조금 고개를 들어 입에 병 입구가 닿지 않도록 하고 물을 입에 부었다.

총 반병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그녀는 많이 마실 수 없어서 두세 모금 정도로 조금만 마셨다.

생수병을 내려놓자마자 윤혜인은 돌아오는 이준혁을 발견했다. 그는 두 팔로 팔짱을 끼고 눈을 가늘게 뜨며 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