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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3화

이하진은 윤혜인의 체력에 굴복하여 손을 내저으며 중도에 정유미와 휴식을 취하였다.

윤혜인은 계속 올라갔고 한참을 걷다가 목이 말라 견딜 수 없었다.

그녀는 걸음을 멈추고 배낭에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물 한 병을 꺼내 마실 준비를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기도 전에 뒤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광활한 산골짜기를 보니 두피가 저릿저릿해나는 것 같았다.

그러다 고개를 돌린 그녀는 눈앞에 갑자기 나타난 이준혁의 모습에 놀라 뒤로 젖혀졌다.

이준혁은 곧 넘어질 것 같은 윤혜인을 큰 손바닥으로 잡아당겼다.

그렇게 윤혜인은 이준혁의 품에 안겼고 손에 있던 물도 바닥에 떨어져 굴러갔다.

발밑은 온통 돌과 움푹 패여 있는 골짜기들로 가득해 넘어지면 엉덩이가 두 동강 날 정도였다.

본능적으로 윤혜인은 손을 뻗어 이준혁의 허리를 감싸 안았고 얼굴은 그의 단단한 가슴에 바짝 갖다 댔다.

“쿵쿵쿵.”

이준혁의 차분하면서도 힘찬 심장 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윤혜인은 잠시 숨을 돌린 뒤에야 자신이 이준혁을 매우 애매한 자세로 껴안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숨을 ‘합’하고 참더니 그녀는 마치 무언가에 데인 것처럼 이준혁을 바로 밀어냈다.

쓰자마자 버리는 행동과 같은 모습에 순간 안색이 굳어지더니, 이준혁이 사나운 말투로 말했다.

“이런 밀당같은 수작 좀 작작 해. 등산하는 남자는 많고 나는 너한테 관심 없어.”

윤혜인은 입을 열기도 전에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리고 안색도 이따금씩 붉으락푸르락하며 변했다.

때마침 서너 명이 짝을 지어 산을 오르는 남자들이 그들 곁을 지나갔다.

이준혁의 말을 들은 그들은 바로 윤혜인에게 상황을 다 이해했다는 듯한 눈빛을 보였다. 그녀가 등산하는 목적이 남자를 꼬시기 위해서인 줄 알고 말이다.

그런 눈빛을 견디지 못한 윤혜인은 한참 이준혁을 쳐다보다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서서 위로 걸어갔다.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윤혜인은 방금 지나가던 남자 몇 명이 마치 쉬고 있는 것처럼 앞에서 자리에 멈추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윤혜인은 자신을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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